[미ts사와] 시구

연성/글 2014. 4. 19. 03:59

※TS 주의!!

성반전 주의!!! 프로 선수 미유키와 아이돌 에이쨩 이야기!

 http://stemofdia.tistory.com/58 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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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정확히 미트에 박혀 들어가는 공을 보며 선수들은 감탄했고 힘껏 공을 던진 순간 출렁이는 가슴에 관중석은 환호했다. 정작 시구를 던진 본인은 미유키가 제대로 받아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귀여운 미소로 마무리한 것과는 확연히 다르게 잔뜩 부루퉁한 얼굴로 에이는 탈의실로 향했다. XX리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데, 등판에 박힌 번호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2?”

 

순간 에이의 머리 속에 씨익 얄밉게 웃고 뒤돌아서던 남자의 등이 떠올랐다. 정확히 적혀 있던 2라는 숫자. 유니폼을 쥐고 있던 손이 들끓는 감정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에이가 들고 있던 유니폼을 확 내팽개치려던 그 때, 똑똑 하고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잔뜩 주름이 간 유니폼을 의자에 던지고, 입고 왔던 요XX리 점퍼를 급히 걸친 에이가 네~ 하는 대답과 함께 문을 열었다.

 

핫핫, 누구냐고 묻지도 않고 열어주네요?”

“…. .”

그렇게 얼굴 안 굳혀도."

 

에이 씨가 한X 팬인 건 알고 있어요.

방금 전 떠올렸던 모습과 완전히 같은 미소로, 미유키가 말을 이었다. 에이는 억지로 미소를 띄우려고 했지만 놀란 마음에 쉽사리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아이돌 데뷔 3년 차, 웃는 얼굴이라면 얼마든지 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에이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유키는 들고 온 것을 내밀었다. 에이가 입었었던 한X 티셔츠였다. 티셔츠를 알아본 에이가 급히 손을 내밀었지만 미유키는 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돌려드린다는 건 아니고.”

그럼 뭐하자는 거에요.”

말했잖아요, 에이 씨 팬이라고.”

 

뻗었던 손을 아무렇지 않은 척 내린 에이가 고개를 숙이고 입을 꽉 다물었다. 눈 앞의 남자가 뭘 원하는 지 대강 감이 왔다. 이미지 깨지는 걸 막아줄 테니 뭔가 해달라는 거겠지. 팬이라고 말하는 남자들은 모두 같은 의도를 품곤 했었다. 이를 악문 에이가 점퍼 자락을 꽉 쥐었다가 놓았다. 경기장과 멀리 떨어진 탈의실을 배정 받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의도적이었던 걸까. 에이는 점퍼를 벗어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시선을 올리자 드물게 놀란 얼굴의 미유키가 어? ? 하는 소리를 냈다. 미유키의 손에 들린 펜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 , 에이 씨, 더워요?”

…. , . , 땀을 흘렸더니, 좀 더워서….”

, 그러시구나…”

 

미유키가 놀란 얼굴로 허둥지둥 화제를 돌렸다. 탑만 입은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지만 에이도 황급히 손부채질을 하며 부끄러움으로 붉어지는 얼굴을 살짝 돌렸다. 약올리는 듯한 미소 대신 부드러운 얼굴을 한 미유키가 티셔츠와 펜을 에이에게 건넸다.

 

싸인 부탁드려요.”

“… 여기에요?”

. 에이 씨 우리 팀 안 좋아하는 거 안다니까요.”

 

티셔츠와 펜을 받아 들고 미유키를 한참 올려다 보던 에이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몸을 숙여 집어 던졌던 요XX리 유니폼을 들어 올렸다유니폼 등판을 한 손으로 받치고 펜 뚜껑을 입으로 잡아 뺀 다음 등번호 아래에 싸인을 휘갈겼다. TO. 미유키 카즈야. 까지 한 번에 써내려 간 에이가 유니폼을 건넸다. 미유키가 놀란 듯 지켜보다 반사적으로 유니폼을 받아 든 걸 확인한 에이가 뚜껑을 꾸욱 닫았다. 펜을 던지자 미유키가 후다닥 받았다. X 티셔츠를 입고, 점퍼를 손에 든 채로 탈의실 문 앞에 선 에이가 뒤를 돌았다.

 

, 미유키 씨.”

?”

그거, 사이즈 안 맞아서 못 입겠던데요.”

 

가슴이 끼더라구요.

미유키의 얼굴에 멍한 표정이 번져나가는 것을 보며 에이는 경쾌하게 탈의실을 나섰다. 평소와는 달리 입까지 벌린 미유키의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XX리 점퍼를 걸치고, 포니테일을 찰랑이며 사라지는 에이의 뒷모습을 뒤늦게 따라 나온 미유키가 황망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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