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사와 영업한 모 존잘님이 잘못하셨네
항의는 존잘님께 하시는 걸로....
(2014.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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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체인지업 던질 수 있다며.”
“던질 수 있거든!!”
나루미야는 그대로 열다섯 걸음 뒤로 멀어졌다. 대강 홈에서 마운드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듯 했다. 사와무라가 당장이라도 던질 듯이 씩씩댔다. 투수 주제에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난다니까. 나루미야는 글러브를 팡팡 쳤다.
“그럼 한 번 던져 보든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 사와무라의 투지를 완전히 건드린 듯 했다. 으아아!!! 잡기만 해 봐!!! 사와무라가 외치는 소리가 작은 공원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거 왠지 연인들끼리 해변가에서 나눌 애기 같은데.’
“폭투하는 거 아냐?”
애써 마음에 없는 말로 도발하며 피식 웃자 사와무라가 고양이 눈을 치뜬다. 그리고 예고 없이 공이 날아왔다. 쭉 뻗다가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며 꺾이는 공에 나루미야가 시선을 빼앗긴 사이 공은 나루미야를 스쳐 지나가 옆으로 데구르르 구른다. 배트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운 공이었다.
“헤헹~ 못 잡았지?”
자신만만한 얼굴이 모자 밑에서 빛난다. 이것도 카즈야 녀석이 가르친 건가? 기분 나쁘게 웃는 얼굴이 떠올라 나루미야는 표정을 구겼다.
“오케이, 한 번 더!”
“카즈야 녀석이 잘 해주나 보네~”
“뭐, 뭐?!”
자기 혼자 불타서 한 번 더 던지겠다고 포즈를 취하는 사와무라의 등 뒤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아 괜히 던진 말에 사와무라가 잔뜩 허둥댄다. 포즈가 무너진 채 뭐? 선배가? 뭐? 나한테? 를 반복하는 얼굴이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느낌이다. 나루미야는 묵직한 직구를 던지기로 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었어?”
“뭐???”
“하긴 사귄다고 치기엔 케어가 부족한 느낌이었지.”
암, 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는 나루미야를 바라보는 얼굴이 잠시 물음표를 띄우다가 의미를 알아 듣고 시뻘겋게 변한다. 스트라이크네. 나루미야는 사와무라를 살살 꼬여내 공원으로 향할 때의 미유키의 표정을 떠올렸다. 자식을 물가에 내놓은 것 마냥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에 그냥 확 사와무라의 팔을 끌고 나왔다. 물론 사와무라도 변화구 얘기를 꺼내자마자 벌떡 일어나긴 했지만.
‘카즈야 그 자식, 스트라이크는 잘 만들더니 정작 본인이 스트라이크 존에 못 넣잖아?’
나루미야는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공을 꺼내어 던졌다. 반사적으로 날아오는 공에 반응해 손을 뻗는 사와무라에게 가벼운 변화구를 던져 본다.
“그럼 나는 어때?”
“네가 뭐?”
“카즈야 말고 나랑 사귀는 거 어떻냐고.”
무, 뭐어어어!!!! 나루미야는 마운드에서 짓곤 하던 자신만만한 미소를 띠웠다. 이번에도 스트라이크 존에 제대로 들어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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