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불현듯 내 앞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나는 내 손바닥 정 중앙에 떨어진 그 말을 붙잡아 저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너를 바라보았다. 잡고 있던 손이 언젠가부터 떨어져 있었다는 걸 깨달은 건 그 순간이었다. 싫다. 꽉 붙잡았던 손이 이제 나를 놓아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싫어.”

사토루.”

싫다고.”

 

굳은 얼굴의 네가 나를 바라보았다. 차갑게 놓인 네 손에 내 손을 뻗었다. 너는 손을 거둬 들여서 자켓 주머니에 푹 찔러 넣었다. 여태 억눌러왔던 너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만하자고!!”

싫어.”

난 이제 너 안 좋아해.”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너는 입술을 깨물고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그대로 계속 걷는다. 나는 달려나가 너의 팔을 붙잡았다. 어깨 위에 조금 쌓인 눈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너 안 좋아한다니까!!”

거짓말.”

거짓말 아냐!!”

 

내게 붙잡혀 있으면서도 끝까지 내 시선을 피하는 네 모습에 문득 속이 부글 부글 끓었다. 너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거짓말이잖아.”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헤어지자고!!”

싫어.”

 

네가 잡히지 않은 손으로 나를 밀어냈다. 나는 밀어내는 그 손까지 함께 붙잡았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이거 놔!!!”

싫어.”

놓으라고!!!”

싫어.”

 

잔뜩 반항하는 너를 껴안았다. 한참 몸부림 치던 네가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헤어지기 싫어.”

“……”

너는?”

“.…..”

그것 봐, 거짓말이잖아.”

 

네가 갑자기 내게 손을 뻗었다. 얼굴에 와 닿는 차가운 감촉에 나는 슬며시 눈을 감았다.

 

미안해.”

.”

헤어지자.”

 

눈을 떴을 때, 너는 내 앞에 없었다

'연성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사와<-미유] 넥타이  (1) 2014.02.04
[크리사와<-미유] 넥타이  (0) 2014.02.04
[미사와+코슈+크리스] 투수 하나가 포수 셋이랑 수라장  (1) 2014.02.04
[미사와] 엘리베이터  (1) 2014.02.04
[미사와] 헤어짐  (1) 2014.02.04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