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님의 초딩 미유키 x 고딩 에이준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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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잠시만!!!!”
숨까지 헐떡이며 외친 소리는 매정하게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를 넘지 못했다. 사와무라는 급하게 나오느라 꺾어 신은 운동화를 고쳐 신고 서둘러 계단으로 향했다. 사와무라의 집은 아파트 10층, 걸어 내려가기엔 조금 힘들다 싶은 층이었지만 등교 시간을 맞이한 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오는 걸 기다리는 것보다는 러닝으로 다져진 다리를 믿어보는 게 완전한 지각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었다. 두 칸씩, 막판에는 세 칸씩 뛰어가며 도착한 1층 로비에서 잠시 숨을 고르려고 허리를 숙인 채 헥헥거리는데, 눈 앞에 조그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침부터 수고가 많아, 형.”
“너… 헉, 이 자식… 헉….”
“어, 벌써 여덟 시네.”
“뭐?!?!”
거친 숨을 흐읍! 하는 심호흡으로 정리하고, 사와무라는 벌떡 고개를 들었다. 아침 연습에 늦으면 불펜에 서는 것은 고사하고 하루종일 또 그라운드를 뛸 게 뻔하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한 사와무라를 올려다 본 맹랑한 꼬맹이가 다시 손목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앗, 미안해.”
“너, 나중에 두고 보자!! 지금은 내가 바빠서 그런데, 엉!!!”
“지금 7시 40분이야.”
“야!!!!!!!!!!!!!”
아직 시계를 잘 못 봐서~ 하고 웃는 얼굴이 명백히 의도적인 임을 내포하고 있어서 사와무라는 크게 소리친 것과는 달리 온 몸에서 힘이 주르륵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서둘러 나오느라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넥타이를 꺼내 주섬주섬 매는 손길이 분주하다.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빤히 보다가 사와무라 앞에 무릎을 살짝 굽혔다.
“형.”
“형 지금 바쁘다.”
“운동화 끈은 묶고 다니지 그래?”
안 그럼 다쳐. 씨익 웃어 보인 미유키가 몸을 일으키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와무라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야, 손 놔라!!
“끈 매줬으니까 학교까지 데려다 줘.”
“싫어!! 나 늦었다고!!”
“길 잃은 어린이를 도와주느라 늦었다고 해.”
“우리 감독님은 그런 변명 안 통하거든??!!”
“그러지 말고~”
따끈한 체온이 강하게 잡아 끄는 것을 뿌리칠 수가 없어서 사와무라는 입술을 깨물며 미유키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어야 했다. 그리고 그날 하루 종일 그라운드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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