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연성/SS | 17 ARTICLE FOUND

  1. 2014.04.29 [코슈ts사와] 선크림 1
  2. 2014.04.19 미사와 짧은 글 두 개
  3. 2014.04.12 미사와 짧은 글
  4. 2014.02.27 [미사와] 잔디밭
  5. 2014.02.27 크리사와로 주종 1
  6. 2014.02.24 미사와 짧은 글
  7. 2014.02.24 쿠라사와 짧은 글 1
  8. 2014.02.17 미사와 짧은 글 두 개
  9. 2014.02.12 크리사와 짧은 글 2
  10. 2014.02.10 미사와 짧은 글

성반전 다이슦끼데스..ㅠㅠㅠㅠ 코슈->사와->미유키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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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데?”

선크림도 안 바르고 다니죠? 피부 관리 안 해요?”

네가 뭔 상관이야.”

선배 여자 아니에요?”

 

코슈가 기어이 사와무라의 손에 선크림을 쥐어 줬다. 한창 드링크를 옮기던 중이라 평소보다 손이 조금 차가웠다. 쨍쨍한 햇볕 아래에서 익어가던 코슈는 그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이런 거 발라도 어차피 타.”

그래도 좀 발라요, 여자가 시꺼매서는.”

 

별 흥미 없다는 눈빛의 사와무라에게 코슈가 덧붙였다.

 

선배 남자친구분도 안 좋아할 걸요, 피부 타는 거.”

“… , 네가 어떻게 알아??!!”

그냥 선배 같은 여자친구가 있다면 저도 화날 것 같으니까요.”

 

언제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던 시선이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코슈는 어깨를 으쓱했다. 옷을 갈아 입는 선수들 맨 몸을 보면서도 홍조를 띄우는 일이 없던 사와무라의 얼굴이 시뻘개지는 걸 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그냥 던진 말이었는데, 그래서 남친이 있으시겠다? 코슈는 좀 더 떠보기로 했다.

 

남자친구는 선배가 매니저 일 하는 거 알아요?”

, 당연히 알지!!!!”

-.”

 

사와무라가 급히 대답했다. 얼른 대화를 끝내고 마저 드링크를 만들러 가고 싶었다. 혹시나 코슈와 대화하는 걸 보고 오해하기라도 한다면. 초조해하는 사와무라의 기색도 상관 않고 코슈는 씨익 웃었다.

 

야구부인가 보네요.”

, 뭐 아냐!!!”
아님 말고요.”

 

코슈!!! 당장 안 튀어 오냐!!!!!!

카네마루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그라운드를 울렸다. ‘선크림 꼭 발라요.’ 코슈는 말을 남기고 후닥닥 뛰어갔다. 그라운드 가장자리에 남겨진 사와무라는 손에 들린 플라스틱 튜브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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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장면 비슷한 구도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 글 써보기! 


-

힝님 원고 화이팅!

-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미유키는 두꺼운 자료집 너머 빠끔히 보이는 발을 바라보았다. 머뭇대던 목소리가 큼,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숨을 고른다. 자료집을 책상에 소리 나게 내려놓자 두 사람 사이를 가로 막는 것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미유키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연습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 회의와 분석으로 한창 피곤했다. 지나가는 고양이한테라도 한바탕 스트레스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와무라는 미유키의 피로한 시선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어 미유키를 내려다 보았다.

 

선배.”

용건만 간단히.”

“….. 헤어져요.”

?”

“…. 진짜 몰라서 묻는 검까.”

 

공기 중을 흔드는 목소리 끝자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큼큼, 다시 헛기침을 한 사와무라가 입술이 바짝 마르는지 한 번 혀를 내어 핥았다.

 

나까지 신경 쓸 여유 없는 거 암다.”

그리고?”

전력에도 도움 안 되는 투수 같은 거 안 챙겨도 되고요.”

그래서?”

선배를 위해서 헤어지자는 검다!!”

 

미유키는 손을 까딱였다. 머뭇대던 사와무라가 미유키의 갈라진 목소리를 한 번 듣고서야 겨우 발걸음을 떼었다. 다섯 걸음 거리가 이렇게 길었던가. 미유키는 눈 앞에 닿은 사와무라의 티셔츠 자락을 확인하고, 그대로 사와무라를 강하게 껴안았다.

 

놓는 건 내가 한다고 했었지.”
“…..
, …..”

안 놔줄 거니까 먼저 그런 말 하지 마.”

 

결국 와앙 울음을 터뜨린 사와무라의 고개를 끌어 당겨 입맞추면서, 미유키도 사와무라의 품 안에 기대었다.





-

졍님이 모카님께 그려달라고 한 미사와를 보고...

-

 

살금살금 뒤로 다가간 사와무라는 곧 자신의 손목을 덥석 잡는 손에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갑작스레 큰 소음 때문에 귀가 멍멍하다. 뒤늦게 손을 떼어내고 귀를 막았지만 이미 찌르르한 아픔이 느껴지는 귀를 붙잡고, 미유키가 고개를 젖힌 채 물었다.

 

“뭘 꾸미길래 조용히 다가오는 거야?”

“뭐, 별 거 아님다!!”

 

미유키 선배님은 그대로 푹 쉬십쇼!! 평소에는 절대 붙이지 않던 존대어에 미유키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대로 한 걸음, 두 걸음 물러난 사와무라가 하하하 하고 작위적인 웃음을 흘린다. 일단 미유키는 다시 눈을 감았다. 분명히 저 바보 같은 후배는 똑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 올 게 뻔했다. 예상대로 한동안 조용히 물러나 있던 사와무라가 전보다 더 조심조심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손이 고글에 와 닿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양 손으로 사와무라의 양 손목을 잡아챘다. 완전히 놀란 건지, 동그래진 눈동자가 고글 속 미유키의 시선과 맞닿았다가 떨어지면서 히끅 히끅 딸꾹질을 한다.

 

“뭐 하는 거야?”

“그, , 선배 맨 눈을 보, 히윽, 고 싶어서….”

“그래서 고글을 벗기려고 한 거야?”

 

사와무라가 대답 대신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할 수 없지. 미유키는 놀란 채로 굳어져 있는 사와무라의 뒷목을 끌어당겼다. 목덜미에서 놀라서 거칠게 뛰는 맥동이 느껴진다. 미유키는 고글 너머로 씨익 웃었다.

 

“이렇게 가까이 오면 보이지?”

“………”

 

미유키의 이마에 사와무라의 입술이 닿았다. 말이 없던 사와무라가 잠시 멈췄던 딸꾹질을 다시 시작했다. 후다닥 물러나는 사와무라를 내버려두고 몸을 일으킨 미유키가 바닥에 두었던 물병을 집어 들어 가볍게 던졌다.

 

“마시고 진정해, 에이준.”

“……. 히끅!”

“핫핫하, 진짜 놀리는 보람이 있다니까!!”

 

사와무라가 물병 뚜껑을 열며 거친 시선으로 쏘아보는 것도 무시하고 미유키는 신나게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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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짧은 글

연성/SS 2014. 4. 12. 04:05

이제 잠이 깨?”

“…… …”

 

물 좀…. 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덧붙이자 테이블 옆 의자에 몸을 묻고 있던 미유키가 테이블 위에 놓인 생수병을 들어 가볍게 사와무라에게 던졌다. 이불 밖으로 내민 손까지 닿지 못한 물병이 침대 위를 한 바퀴 구른다. 사와무라는 몸을 일으켜 물병을 잡았다. 미적지근한 물이 메마른 목을 타고 내려가는 감각이 10년 전 노을진 운동장 위에서 헉헉대는 숨결을 정리하며 급히 물을 넘기던 기억을 선명하게 되살린다. 물병에서 입을 떼고 후우, 한 번 깊게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는 사와무라를 바라보며 미유키가 리듬을 타듯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몇 번 두드렸다. 미유키 건너편에 놓인 의자엔 대강 벗어두었던 사와무라의 옷가지들이 늘어져 있었다. 물병 뚜껑을 닫는 걸 지켜보던 미유키가 테이블 위에 벌어져 있던 지갑을 툭툭 건드렸다.

 

지갑 좀 봤어.”

.”

이거 언제 찍은 거야?”

 

긴 손가락이 지갑 안에서 꺼낸 것을 팔랑 팔랑 흔들었다. 아직 뿌연 머리 속을 한 번 고개를 흔들어 가라앉히고, 사와무라는 미유키가 들고 있는 사진에 시선을 집중했다. 미유키의 검지가 같이 찍힌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사와무라는 그 사진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대학교 때여행 가서 찍은 거에요.”

그래.”

왜요?”

그냥.”

 

사진을 내려놓은 미유키는 사진 속 사와무라의 얼굴을 손으로 덧그렸다.

 

아직 젖살이 덜 빠진 것 같아서.”

“…. 그땐 어렸으니까요.”

 

물병을 침대 옆 협탁에 두고 사와무라는 다시 침대 위로 몸을 눕혔다. 이불 밖으로 내밀었던 어깨가 찬 공기에 닿아 시렸다.

 

이따 아침 먹고 사진 찍으러 가자.”

뭐하러요.”

재결합 기념?”

 

말해놓고도 본인이 머쓱한지 미유키가 시선을 돌려 창 밖을 향했다. 반쯤 커튼이 가려진 창가 너머로 아직 어둑어둑한 시내가 보였다. 이불을 끌어 올려 덮으며 사와무라는 다시 눈을 감았다.

 

누가 재결합했슴까.”

 

알람 울리면 깨워줘요.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시선을 무시하고 사와무라는 그대로 다시 잠들었다.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바라보았다. 못 본 사이에 완전히 어른이 되었다 싶었다. 사와무라가 미유키의 후배였을 적, 공을 안 받아준다고 투덜거릴 때마다 부풀어오르던 볼을 꾹 찔러 보고 싶었던 마음을 몇 번이나 겨우 참았는지 모른다. 미유키가 졸업할 때까지 매달 했던 키 재기 내기에서, 매번 몇 센티미터 차이로 져서 부루퉁하던 얼굴도 기억한다. 아직 덜 여문 몸이 미유키를 와락 껴안았던 기억도 아직 바래지 않았는데. 한 번 뒤척인 사와무라가 미유키가 앉아 있는 쪽으로 몸을 틀었다. 이불 사이로 햇빛에 그을린 팔과 완연히 대비되는 하얀 어깨가 보였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얼굴선이 베개에 파묻혀 절반도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도 약간 벌어진 입가가 지금 그와 같은 공간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이 사와무라라고 알려온다. 미유키는 사진 너머로 웃고 있는 사와무라의 입술을 매만졌다. 잘 자라는 인사 대신으로 생각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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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잔디밭

연성/SS 2014. 2. 27. 10:48

엔솔 메인 그림이 넘 좋더라구요ㅠㅠ 짧게 짧게...



그라운드 너머 잔뜩 풀숲이 우거진 길에서 녀석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풋풋한 풀내음이 공기 중을 떠돌았다. 나는 발걸음을 크게 옮겼다

"
, 와무라!!
"
사와무라임다!!"

툴툴대던 목소리가 내 얼굴을 확인하고 조금 기쁜 기색을 담는다. 나는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교복 너머로 비누향이 언뜻 풍긴다. 씻고 나온 듯 했다

"
기록표는 챙겨왔지?"
"
당연하죠!!"

어깨를 으쓱이는 녀석에게 오케이. 하고 대답해주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OB 친선 경기가 벌어지는 구장은 옆 동네에 위치해있었다. 그라운드 정비가 늦어지는 통에 학교 구장을 쓸 수 없게 되어 장소를 옮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경기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그곳까지 날라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다른 선후배들은 모두 이미 하나둘씩 배트와 공을 들고 구장으로 향했고, 병원에 다녀와야 해서 반조퇴 형식으로 빠졌던 녀석과 진로 상담이 있었던 나만 조금 늦게 합류하게 된 것이었다. 매니저가 깜빡한 점수 기록표는 녀석이 챙기기로 했고, 나는 선배들 몫의 드링크가 담긴 비닐 봉지를 품에 안았다

"OB
들끼리 시합... 대단한 것 같슴다."
"
, 나도 좀 있음 OB인데."

가볍게 대꾸하며 몇 걸음 걸었는데, 녀석의 얼굴이 놀란 기색으로 변했다가 울상으로 바뀌더니 결국엔 딱딱하게 굳어진다

"....
선배 학교는요...?"
"
? 오늘 상담했는데."
"
..."

그대로 녀석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진동을 멈추지 않는다. 어디냐고 묻는 연락일 것이다. 나는 녀석을 재촉했다.

"
와무라, 뭐해."

어느새 골똘히 생각에 빠진 듯 바닥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사와무라가 고개를 들었다.

"
, 선배."
"...
?"
"
, 그게........!!"

갑작스레 변한 분위기에 대답하던 내 목소리도 살짝 어긋났지만 별명으로 부른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듯한 녀석이 그걸 알 리가 없었다. 녀석이 더듬대다가 대뜸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깁스를 해서 팔을 고정시킨 상태라는 걸 잊은 채로. 갑작스레 중심을 잃은 녀석이 크게 비틀거렸고, 곧 왼쪽으로 쓰러지려고 했다. 나는 들고 있던 드링크를 바닥에 던지고 팔을 뻗었다

감싸 안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나 또한 발을 헛디뎌 비탈길 왼쪽 풀숲으로 함께 넘어졌다. 한바퀴 굴러 떨어진 셔츠 자락에 풀물이 배였다. 코 끝에 풍기는 풀내음만큼 풋풋한 눈빛이 흔들리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이, 소리가, 와닿은 품 속에서 쿵쿵 울린다. 질문도 대답도 없이 시선과 고동만 남았다. 시선이 섞이는 순간, 나의 숨결과 녀석의 숨결 또한 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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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사와로 주종

연성/SS 2014. 2. 27. 10:44

열 살 정도 차이나는 기사 크리스랑 소년왕 에이준이 보고 싶어서 짧게 짧게!



1.



아이는 여러 겹 껴 입은 옷이 갑갑한지 자꾸만 몸을 뒤틀었다. 크리스는 높은 왕좌에 앉아있는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
조금만 참으면 내일은 하루종일 공 받아 줄게."
"
으으...."

아이는 앉아 있던 자세를 바로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다리를 까딱이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연회장 저 너머에 서 있는 유우키에게 시선을 주었다. 줄곧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그가 신호를 알아채고 연회장 밖으로 향한다
곧이어 우렁찬 트럼펫 소리가 교황의 행렬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북적이던 연회장 안의 사람들이 모두 막 열리기 시작한 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다가온 교황은 영문도 모르는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낯선 손에 주춤하던 그는 크리스가 부드럽게 등을 미는 손길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
폐하, 홀을 잡으소서."
"
? ?"
"
왕국에 평화 있으라. 그리고 왕께 영광을!"

엉겁결에 크리스가 내민 홀을 집어 든 아이의 머리 위로 교황이 왕관을 씌우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연회장에 모인 모든 사람이 합창했다.

"
왕국에 평화 있으라!"
"
그리고 왕께 영광을!"

모두가 새로운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동안 크리스는 다른 마음을 버렸다. 이제 에이준은 더 이상 돌봐주어야 할 아버지 친구의 아들이 아니다. 받들어야 할 왕이다. 울려퍼지는 맹세의 말을 입모양으로 따라하며 크리스는 왕좌에서 천천히 멀어졌다.



 

2.


 

에이준이 던지는 공은 아직 약하다. 크리스는 공이 에이준의 손 끝을 떠난 직후 재빨리 앞으로 다섯 걸음 걸어 나와 공을 받아냈다. 혹여나 놓치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크리스는 에이준과의 거리를 계산해서 적당히 힘을 빼고 던졌다. 흐물흐물한 궤적을 그린 공이 에이준의 글러브 앞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
뭐야, 크리스! 힘이 없잖아!"
"
오늘 훈련을 많이 해서 그래."
"
거짓말!"

있는 힘껏 담아 에이준이 던진 공을 크리스가 가볍게 받아냈다

"
크리스, 크리스는 기사야?"
"
아직 훈련 중이야."
"
그럼 기사 하지 마."

에이준이 쪼르르 달려와 크리스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졌다. 어린 후계자가 이번엔 무슨 떼를 쓰려고 그러는 걸까. 크리스는 에이준을 안아 들었다

"
이미 견습 기사인데?"
"
나 클 때까지 하지 마!"
"
에이준?"
"
내가 왕이 되면."

가벼운 운동 직후라 따끈하게 온기가 오른 작은 몸이 품에 안겨 온다

"
그 때 크리스를 기사로 만들 거니까." 

그 때 기사단장 시켜줄 테니까 아직 기사 하지 마
기사 서임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어린 왕자가 품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것을 느끼며, 크리스는 에이준을 안은 채 성으로 향했다

"
아직 열 번 밖에 못 던졌는데!"
"
저녁 식사 시간이야."

바둥거려봤지만 자신보다 열 살 더 많은 크리스의 힘을 이길 수 없었던 에이준이 치사해! 하고 투덜거렸다. 나중에 크리스보다 더 커질 거야! 하고 외치는 이 왕국의 후계자를 잘 달래면서 성으로 향하는 크리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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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짧은 글

연성/SS 2014. 2. 24. 12:12

학생 미유키 선생님 에이준 au

(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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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였던 고개를 들고, 미유키 카즈야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더듬거렸다. 다행히 어제인가 역 앞에서 받은 티슈가 손에 잡혔다. 한 손으로 어찌저찌 티슈를 꺼내든 미유키는 티슈를 펼친 손에 입에 머금었던 것을 퉤, 뱉었다. 입 안에 남은 씁쓸한 맛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이번엔 재킷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나오는 건 사탕 껍질뿐이었다. 점심을 먹은 직후에 입가심으로 먹었던 딸기맛 사탕을 아쉬워 하며, 미유키는 그대로 시선을 올렸다. 거의 벗다시피해서 걸쳐지기만 한 트레이닝복 상의를 잔뜩 움켜 쥔 그 사람의 멍한 눈이 시선 한 가운데 들어와 박혔다.

"선생님."

미유키의 부름에, 조각처럼 남은 쾌락의 잔재에 몸을 맡겼던 그가 파드득 몸을 떨었다.

"저 몇 점이에요?"

질문을 받은 그의 얼굴에 점차 경악이 서려 가는 것을 보며 미유키는 티슈 한 장을 더 꺼내서 축 늘어진 그것을 잘 닦아냈다. 정강이까지 내려와 있던 트레이닝복 바지를 올려주려는데, 그가 거친 발걸질로 미유키를 떼어냈다. 

"싫으시다면 어쩔 수 없죠."

미유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교복 바지 무릎에 잔뜩 엉겨붙은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뜀틀에 걸쳐 두었던 재킷을 입고, 바닥에 던져 두었던 가방을 집어 들었다.

"내일 기말 고사 치러 올게요."

닫혀가는 체육 창고 문 사이로 그의 몸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미유키 카즈야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대답은 없었지만 중간 고사는 만 점인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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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사와 짧은 글

연성/SS 2014. 2. 24. 12:10

아포님이 쓰셨던 베타 쿠라모치x오메가 에이준 글에 짧게 이어봤습니다 (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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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모치는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그 날 있었던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시합이 끝나고 강타선을 잘 틀어막은 사와무라가 아싸! 소리 치며 마운드를 내려 와 쿠라모치에게 덥석 안기는 순간, 그 날 방에서 맡았던 그 기묘한 냄새가 강한 땀 냄새 사이에 섞여 후각을 자극했다. 왠지 모르게 순간 굳어버린 몸으로 어떻게든 사와무라의 어깨를 두드려주는데, 얼굴 보호구를 벗은 미유키가 절그럭대며 홈에서 다가왔다. 사와무라 근처에 온 그는 순간 얼굴을 굳혔다가, 다시 평소의 얄미운 미소로 가까스로 표정을 바꿨다. 사와무라가 품 안에 안겨 있어 그런 미유키의 표정을 본 건 쿠라모치뿐이었다. 

"여, 바보무라. 오늘은 잘 했어."
"헤헹, 이제야 에이스답지 않슴까!"
"늘 하던 실수는 여전하지만. 이따 반성회 잊지 마라."

다른쪽 어깨를 투닥여준 미유키는 그대로 사와무라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더니 뭐라 속삭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사와무라가 후닥닥 쿠라모치에게서 떨어지더니 먼지 묻은 모자를 푹 눌러 썼다.

"그, 오늘 덥네요! 얼른 샤워하고 싶슴다!! 땀냄새도 많이 나는 것 같고!!!"
"그래, 쿠라모치 너도 목마르지 않아? 매니저들이 드링크 준비해둔 것 같던데."

은연 중에 미유키가 억지로 화제를 돌리는 것을 알아챈 쿠라모치는 이 뻔히 보이는 수작을 받아 들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모자를 눌러 쓴 채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사와무라를 보고 어울려주기로 마음 먹었다.

"사와무라 너는 아이싱하러 가라. 가자, 미유키!"
"약 잊지 말고."
"뭐?"
"요즘 감기 기운 있다 그래서."

멀어지는 시선 너머 사와무라가 떨고 있었다. 쿠라모치는 강제성이 느껴지는 미유키의 발걸음에 맞춰, 서두르다시피 그라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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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2월 12일에 짤막하게 썼던 글입니당... 

첫번째 꺼는 탐라에서 징징댔더니 아거님이 아트를 ㅠㅠㅠ 그려주셔서 ㅠㅠㅠㅠ 감사해서...

두번째는 공부하기 싫어서 탐라 관음하다가 졍님 그림이 넘 좋아서....


1.


사와무라는 노을을 뒤로 하고 적막이 깔린 도서실을 찾았다.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닥치는 대로 읽어댄 것까지는 좋았는데, 돌려줘야 하는 것을 잊어 반납기한을 훨씬 넘긴 고란쇼를 든 채로 살금살금 반납대로 항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못했다. 아직도 불안한 마음이 두근두근, 가슴께를 뻐근하게 눌러왔다. 

문을 닫기 직전이어서 그런가, 도서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늦게 반납하는 것 같아서 조금 죄송한 마음을 담아 조심스레 반납대장에 이름을 쓰고 사와무라는 책장으로 향했다. 책등에 적힌 숫자를 따라 989 로 시작하는 책장 칸을 찾는데, 억센 팔이 강하게 사와무라를 돌려 세웠다. 상황을 파악할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그대로 가까이 다가온 시선이 순간 눈을 깜빡인 사이에 사와무라의 숨을 앗았다. 거칠게 붙들린 것과는 달리 온 정신을 부드럽게 사로잡는 키스에 사와무라의 시선이 몽롱해질 무렵, 붉은 얼굴을 한 채 떨어진 미유키가 사와무라를 끌어 안았다.

"괜찮아."
"......"
"다 괜찮아."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던 불안감이 온 몸을 잠식해, 사와무라는 대답 대신 눈을 감았다. 콧잔등에 내려 앉았던 미유키의 입술이 다시 다가왔다.



2.


여유 있는 미소를 보고 있자니 도리어 부글부글 속에서 열이 끓는 느낌이다. 사와무라는 하고 있던 목도리도 확 풀어 헤쳐 버리려다가 싱글 싱글 웃고 있는 얼굴을 보고는 카디건 자락을 단단히 여몄다. 길을 걷다가 불어닥친 한풍에 춥다고 한 마디 뱉은 게 원인이라면 원인이었다. 그 말에 대뜸 멈춰 선 미유키가 주섬 주섬 코트 단추를 풀더니 들어오지 그러냐♡ 하고 코트 자락을 들어 올렸다. 당황해서 미쳤슴까!! 하고 화내듯 소리를 질렀는데 그 이후로 미유키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아저씨 같은 미소만 지은 채 사와무라의 옆에서 걷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인데, 좀 매정했던 것 같기도 하고.... 사와무라는 입술을 깨물다가 결국 이번에도 자신의 패배란 것을 어렴풋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선배."
"왜~?"
"손 시림다."
"그래서?"

미유키가 모르는 척 말꼬리를 잔뜩 늘인다. 이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 명백해서 사와무라는 확 장갑을 다시 꺼낼까 싶다가 이왕 진 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기로 했다.

"손 잡아달라고요!!"
"나도 손 시린데."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은 양 손을 빼지 않은 채 미유키 답했다. 이 사람이 진짜...!! 사와무라는 고개를 홱 돌렸다. 손 끝이 이미 차가워지고 있었다. 거절당한 것도 슬픈데, 카디건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끼는 것도 모양 빠져서 사와무라는 그냥 카디건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으려고 했다.

"근데 이렇게 하면 너랑 나, 둘 다 따뜻하지?"
"......"

미유키가 사와무라의 왼손을 잡아 채 코트 주머니 안으로 끌어 당겼다. 따뜻한 기운이 얼어가던 손 끝부터 사르륵 녹인다.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오른손을 흘낏 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쪽 손도 잡아줄까?"
"돼, 됐거든요!!"
"예약한 가게 여기 근처니까 얼른 들어가자. 오른손은 내가 못 잡아주잖아."

곧이어 속도를 붙여 걷기 시작하는 미유키의 보폭에 발걸음을 맞추며 사와무라는 칭칭 두른 목도리에 얼굴을 묻었다. 손 끝에서부터 전해진 온기가 머리까지 어떻게 한 건지 얼굴 표정까지 잔뜩 풀어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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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사와 짧은 글

연성/SS 2014. 2. 12. 14:37

건조기 건조 기다리면서 슬쩍 써 본 크리사와... 크리사와 진짜 좋아하는데 왤케 못 쓸까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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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스코어 보드를 기록하고 있다가 눈 앞을 덮는 손에 피식 웃었다. 그대로 펜을 책상 위에 내려놓자 익숙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제가 누구게요!!”

…. 쿠라모치?”

!!”

 

신난 목소리가 경쾌하게 다시 물었다. 크리스는 대답에 자꾸 웃음기가 담기려는 것을 꾹 눌러 참았다.

 

누굴까….”

맞추면 상품도 있는데요!”

그래?”

 

잔뜩 신난 목소리에 부드럽게 대답한 크리스가 양 손을 올려 눈 앞을 가렸던 손을 감쌌다. 그리고 살며시 손을 떼어내자 잔뜩 굳은 살이 박혀 있는 손도 그의 손을 따라 스르륵 사라졌다.

 

사와무라.”

땡임다!”

 

확신을 가진 낮은 대답에 사와무라가 크리스가 앉아 있던 의자 뒤에서 책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크리스는 순간 무슨 소리인가 싶어 책상에 걸쳐 앉은 사와무라를 바라 보았다. 창문 너머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물든 얼굴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

 

에이준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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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짧은 글

연성/SS 2014. 2. 10. 13:59


스온 못 간 서러움 + 아거님 그림 보고 좋아서... (2014. 0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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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키는 방문을 열었다가 다짜고짜 튀어나온 그림자에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 섰다. 잔뜩 부루퉁하게 튀어나온 입술이 불만을 가득 담고 있었다. 미유키는 일단, 인사부터 해보기로 했다.

 

, 사와무라.”

 

평소와 같은 태평한 목소리에 사와무라의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

뭐야, 왜 그렇게 화가 났어.”

지금 화가 안 나게 생겼슴까!!!”

 

어깨를 툭툭 치고 방 안으로 들어서는 미유키의 등에 대고 사와무라는 소리를 질렀다. 세탁해 온 옷가지를 대충 서랍장에 밀어 넣는 동안 왁왁대는 사와무라를 슬그머니 무시하며 미유키는 침대에 앉았다. 그새 쪼르르 따라와 계속 뭐라 뭐라 소리를 지른다. 듣지 않아도 무슨 소리인 지 문을 열기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기에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오늘 투구 연습 없다며!! 오늘 불펜 안 쓸 거라고 했잖아!!”

그랬지. 근데…”

근데 왜 후루야 공은 받아주고 내 공은 안 받아줘!!”

그게…”

나도 추가 연습하고 싶다고!!!!”

 

침대에 앉아 있는 미유키를 내려다 보며 소리를 지르는 사와무라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쉿 하고 주의를 주자 사와무라는 앗! 하는 얼굴을 하며 잠시 조용해졌다. 그 틈을 타서 미유키는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갑작스레 진지해진 미유키의 눈빛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당장 다가와 앉은 사와무라는 잔뜩 궁금한 얼굴이었다. 미유키는 목소리를 낮추고 상체를 숙였다.

 

이건 비밀인데…”

비밀요?”

, 그러니까 좀 가까이 와 봐.”

 

덩달아 갑자기 진지해진 사와무라가 두 뼘 정도 더 미유키 곁으로 붙었다. 그새를 놓치지 않고

미유키는 아직도 부루퉁하게 부어 있는 사와무라의 입술에 입술을 겹쳤다. 사와무라가 반항하며 입술을 꾹 닫자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미유키는 압력에 저절로 벌어진 사와무라의 입 안을 삼키듯이 머금었다. 미유키의 방에 오기 직전 푸딩을 먹었던 건지 달달한 맛이 묻은 혀를 휘감자 반사적으로 마주 감아온다. 슬쩍 내다 본 시선 사이로 바르르 떨리는 몸이 눈을 감고 있어 미유키는 그대로 더 깊게 입술을 묻었다. 가지런한 치열을 천천히 쓸어올리다가 입천장을 건드리자 겹쳐진 입술 새로 사와무라의 억눌린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미유키는 완전히 몸이 풀린 사와무라를 침대 위로 눕혔다. 키스에 서툴게 응하며 꼭 감겨 있던 두 눈이 등이 완전히 침대에 닿자 어룽어룽한 물기를 품은 채 반짝 뜨였다. 천천히 입술을 뗀 미유키가 그대로 사와무라의 이마에 이마를 붙인 채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키스는 너 말고 다른 사람이랑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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