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 좋아해? 너 야 아니 장난 치지 말고 너 좋아해 아 진짜 좋아하는 사람 말하라니까 너 좋아한다니까 미친넘아 언제까지 장난 칠건데 제대로 대답을 하라고 니가 나도 라고 말할 때까지
를 트위터에서 보고!! 미사와 느낌이 너무 강하게 와서!!!! ㅠㅠㅠ 얘들아 왜 이브에도 야구하니... 엉엉엉
(201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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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까지도 훈련이라니, 노을이 지는 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해산하기 시작한 몇몇 부원들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와무라는 개의치 않고 공을 던졌다. 파앙-! 글러브를 울리는 소리가 썩 마음에 든다.
“지금 공 어땠슴까!! 꽤 괜찮은 것 같은데!!”
“자세가 흐트러졌어. 다시!”
휘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글러브 안으로 공이 돌아왔다. 사와무라는 자세를 바로 잡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캐치볼한다고 하지 않았냐… 배트를 정리하던 카네마루는 지적해주고 싶은 사실을 꾹 참았다. 사와무라가 신난 듯이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강 가방을 챙긴 카네마루는 신난 동기와 웬일인지 묵묵히 공을 받아주는 선배를 바라보고 외쳤다.
“사와무라 너 이따가 저녁에 나 부르면 죽는다?”
“왜!”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넌 가족도 애인도 없냐? 여튼 선배, 사와무라! 저는 갑니다!”
네 연습에 어울려 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지…. 툴툴거리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간다. 애인? 공 던지기에만 열중하던 사와무라의 머리 속에 물음표가 하나 떠올랐다.
“미유키 선배는 애인 없슴까? 저랑 연습하고 있게.”
“왜, 신경 쓰여?”
“아~뇨! 전혀!!”
야구공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속도감 있게 날아가 미유키의 글러브 안으로 안착한다. 미유키가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다시 던졌다.
“뭐, 너야말로 애인이 있다고 하면 놀라겠지만!”
“앗, 뭐 하시는 검까!!”
사와무라를 지나쳐 간 공이 그라운드 근처까지 날아갔다. 갑자기 왜 힘 넣어서 던짐까!! 저도 제 진심을 보여드릴까요!! 공을 주우러 쪼르르 뛰어가며 사와무라가 투덜거렸다.
“네 진심이 뭔데?”
“뭐라구요?? 안 들림다!!!”
“됐다, 얼른 던져!”
“그것 참 멀리도 던지셨네…”
미유키가 하는 말까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어진 거리를 다시 돌아온 사와무라가 가볍게 공을 던졌다 놓아 받기를 반복했다. 꼭 마운드 위에 서 있을 때와 같은 모습에 미유키도 베이스에 있을 때와 같이 자세를 낮추었다.
“그러는 선배는 좋아하는 사람 있슴까!”
얼핏 힘을 주어 던지나 싶더니 곧 속도가 느려지는 공을 여유롭게 잡아낸 미유키가 씨익 웃었다. 두번째로 만났던 날, 지각한 것을 걸리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웃던 얼굴과 흡사한 모습에 사와무라는 미유키의 폭투를 예상하고 슬그머니 세 걸음 정도 물러났다.
“넌데?”
직구로 날아온 공이 언제 멀리 날아가기라도 했냐는 듯 입을 벌린 사와무라의 글러브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사와무라는 헉 하고 굳었던 몸을 얼른 풀고, 공을 던지며 대답했다.
“장난 치지 마십쇼!!!”
힘이 들어가지 못한 공은 미유키가 있는 곳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힘없이 중간에 떨어져 굴렀다. 굴러오는 공을 앞으로 몇 걸음 나와 받은 미유키가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벌린 사와무라 쪽으로 부드럽게 던졌다.
“너 좋아해.”
이번에도 부드럽게 글러브에 들어온 공을 잡고 부들부들 떨던 사와무라가 폭발하듯 붉어진 얼굴로 거세게 팔을 휘둘렸다.
“아 진짜!! 좋아하는 사람 말하라니까요!!!”
미유키는 자신을 지나쳐 날아가려는 공을 팔을 뻗어 가볍게 잡아냈다. 이런, 사와무라. 폭투잖아. 그렇게 부끄러워? 직접 말했다간 그대로 사와무라가 글러브를 던지고 도망칠 것 같아 꿀꺽 하고 싶은 말을 삼킨 미유키는 두 걸음 앞으로 걸었다. 그리고 다시 사와무라의 글러브를 향해 공을 던졌다.
“너 좋아한다니까.”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 결국 사와무라가 글러브를 벗어 던졌다. 미유키도 글러브를 벗고 사와무라 쪽으로 세 걸음, 걸었다. 그라운드 위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공이 데구르르 굴러 갔다.
“미친 놈아 언제까지 장난 칠 건데!! 제대로 대답을 하라고!!!”
미유키는 한 걸음 앞에서 잔뜩 흥분해 선배고 뭐고 잊어버린 채 소리치는 사와무라에게 다가갔다. 붉어진 얼굴이 추운 날씨 속에 김이라도 나올 것 같다.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와락 껴안았다.
“네가 나도 라고 말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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