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와] 첫 연애

연성/글 2014. 2. 18. 14:15

40분 만에 급히 쓴 미사와 데이 기념 소설!! 으아 퇴고 못했어요 으아아ㅏ 으아아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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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비명과 함께 사와무라가 힘껏 뒷걸음쳤다. 귓가를 울리는 비명 소리에, 미유키는 불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뭐 하는 검까!!!”

이게 뭐 하는 거겠냐?”

 

키스하려고 했지.

미유키의 대답에 사와무라의 얼굴이 마치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단숨에 미유키에게서 두 걸음 더 멀어졌다.

 

떨어져!!”

, 너무한 거 아니냐?”

뭐가!!”

애인이잖아. 애인끼리 키스하는 게 뭐 어떻다고.”

 

미유키는 갈 곳 없이 허공을 맴돌던 손을 간신히 바지 주머니에 넣어 갈무리했다. 여전히 충격 받은 표정을 하고 있는 사와무라가 애인, 하고 중얼거려 본다. 미유키는 그런 사와무라를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한 걸음 다가갔다. 화들짝 놀란 사와무라가 한 걸음 더 멀어진다.

 

너 내가 좋다며. 그래서 고백했잖아.”

, 그렇긴 한데…!”

나보고 사귀어 달라며.”

“…..”

우리 사귀는 거 아니었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사와무라 앞으로 미유키가 한 걸음 다시 다가가자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얼굴을 잔뜩 굳힌 채, 아래만 내다보고 있는 시선이 싫었다.

 

내가 못할 짓 한 것도 아니고. 사귀는 사이에.”

“……”

설마 키스할 줄 몰랐다고 말할 생각은 아니지?”

, 진짜 몰랐다고!!! 키스라니!!!”

 

말 없이 미유키가 따지는 것만 듣고 있던 사와무라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당황한 얼굴빛이 거짓말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 미유키는 눈 앞의 녀석이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 걸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스킨쉽을 거부할 리가 없는데. 남자라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닿고 싶고 만지고 싶던 게 아니었나. 특히 한창 그럴 생각으로 가득한 고등학생인데. 자연스럽게 끌어 안아 키스하려다가 불발로 끝난 3분 전 상황을 생각하며, 미유키는 씁쓸함에 몸부림쳤다. 갑작스레 조용해진 미유키의 눈치를 살짝 살핀 사와무라가 다시 시선을 발 끝으로 향한 채 말을 이었다. 슬리퍼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래 바닥을 슬슬 긁으며 의미 없는 낙서를 하면서.

 

그게, 나는진짜 몰랐고선배를, 그런 눈으로 본 게 아니라…”

그런 눈으로 본 게 아니다?”

아니, 그러니까! 키스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아직….”

 

미유키가 재촉하자 횡설수설하며 우물거리는 입술과는 달리 사와무라의 발이 바삐 움직인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할까….”

키스하는데 마음의 준비씩이나 필요해?”

여튼 그렇다고!!!”

 

미유키의 대답에 어이 없다는 기색이 섞인 걸 알아차린 사와무라가 버럭 소리질렀다. , 그래? 자기는 여자랑 많이 사귀어봤다 이건가? 괜히 가슴 부근이 질투와 초조함으로 들썩인다. 사와무라는 울컥대는 마음을 와르르 쏟아냈다.

 

당신은 경험이 많을 지도 몰라도!! 나는 이게 첫 연애란 말야!!”

저기, 사와무….”

안녕히 주무십쇼!!”

 

사와무라는 그대로 미유키의 말도 듣지 않은 채 5호실 문을 쾅 닫았다. 그리고 침대로 잽싸게 기어 들어갔다. 쿠라모치가 다른 방에 놀러 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와무라는 다 뱉어내지 못한 감정이 화악 얼굴로 쏠리는 감각에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문이 닫히기 직전, 놀란 미유키의 얼굴이 다시 떠올라 사와무라는 촉촉해지기 시작한 눈가를 베개에 마구 비볐다. 조그만 것에도 이렇게 어린애처럼 대응하게 되는 자신이 싫고, 늘 우위에 있는 것 같이 행동하는 미유키도 싫다. 그래도 제일 싫은 건, 내일 당장 헤어지자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하는 마음 한 구석이었다.

 

 

 

 

결국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퉁퉁 부은 눈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사와무라의 뒤로 장난스런 선배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와카나쨩이랑 헤어졌어?”

어이구, 사와무라쨩 밤새 울었쪄요?”

아님다!!!”

아니긴 뭐가 아냐~ 얼굴에 다 써 있잖아!”

제가 어제 방에 들어가니까요, 훌쩍대고 있던데요~”

 

막 아침 식사를 받아 자리에 앉은 사와무라의 앞자리에서 쿠라모치가 한 술 더 떴다. 와하하하, 하는 큰 웃음 소리가 식당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사와무라는 아니라니까요! 하고 외치곤 그대로 아침 식사에 시선을 고정했다. 쿠라모치 옆에 앉은 미유키와 혹시나 눈이라도 마주칠까 두려웠다. 당장이라도 미유키의 입이 이별을 선언할 것 같아 무서웠다. 먹는 둥 마는 둥 후닥닥 식사를 끝내고 식당을 나서는 사와무라의 뒤를 지켜보던 미유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복으로 갈아 입고 학교로 향하던 사와무라는 결국 걸음을 늦췄다.

 

선배.”

?”

왜 따라옴까!”

나 학교 가는 건데?”

 

사와무라를 지나친 미유키가 태평한 어조로 대답했다. 재킷을 손에 들고 걷는 모양새가 평소와 완전히 같아서, 사와무라는 지난 밤 내내 고민했던 자신이 우스워지는 것만 같았다. 완전히 멈춰선 사와무라의 앞에 선 미유키가 가방으로 쿡쿡 사와무라를 건드렸다.

 

학교 안 가? 지각한다?”

당신은 늘 그렇게 여유로워?! 맨날 초조해하는 건 나뿐이고…!!”

그렇게 생각해?”

 

목소리와 함께 미유키의 얼굴이, 서서히 겹쳐졌다. 어젯밤의 기억에 사와무라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바라본 미유키가 그대로 사와무라의 이마에 꿀밤을 날렸다.

 

아야!!”

아직도 긴장하고 있으면서.”

그건 갑자기….!!”

 

얼얼한 이마를 문지르며 사와무라가 소리를 지르려다가 그대로 말을 멈췄다. 마주친 눈빛 끝자락의 미유키가 방금 전과는 달리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왜 울었어?”

“……. 선배가 싫어서.”

진짜?”

“…….. 헤어지자는 말 들을 까봐….”

 

조그맣게 흩어지는 말 한 조각 한 조각을 끝까지 들어낸 미유키가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첫 연애라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니면 바보 상대라 이렇게 어려운 건지.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미유키는 이번에는 사와무라의 콧잔등에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아얏!!”

혼자만 불안하고 혼자만 고민하는 줄 알아? 진짜 바보라니까.”

바보 아니거든!!”

, 나도 처음 연애해보는 거야.”

 

이어진 미유키의 대답에 사와무라가 눈을 크게 떴다. 놀란 눈동자 너머로 미유키 자신이 온전하게 비치는 것이 어젯밤 시선을 피하던 것과는 달리 매우 흡족했다. 가방을 등굣길에 던져 두고, 미유키는 한 손으로 가볍게 사와무라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흠칫 놀라긴 하지만 도망치지 않는 것이 뿌듯하다. 아직도 크게 뜬 사와무라의 눈을 바라보며 미유키는 속삭였다.

 

미리 얘기했으니까 이번엔 피하지 마라.”

…?”
눈 감아, 키스할 거니까.”

 

그대로 다가오는 미유키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사와무라는 첫 키스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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