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이 영업에 불 질러주신 부추님께 드렸던 후루사와 쪽글.
후루야랑 사와무라 케미 쩔어요 파주세요....
얘들아 야구하는 김에 연애도 좀 해줘
제목을 저렇게 지었던 이유는 얘네가 스트레칭도 하지만 마음 속 봄이 기지개를 켠다는 그런 느낌도 주고 싶었어요 ㅎㅎ
(2013.12. 05)
-------------------------------------------------------------------------------------------
이제는 런닝이 끝나도 해가 지지 않게 되었다. 허리에 단단히 묶여 있던 타이어를 풀어내고 사와무라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간발의 차로 사와무라보다 먼저 런닝을 끝낸 후루야는 타이어도 풀지 않은 채 그라운드에 털썩 앉아 있었다. 멍한 눈길로 1군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가쁜 숨을 고르던 후루야가 사와무라처럼 그라운드에 누우려던 찰나였다.
“야, 가만히 있어!”
“뭐.. 악!”
사와무라가 후루야의 등 뒤를 퍽 소리 나게 때렸다. 잠시 그 아픔에 후루야가 상체를 숙인 틈을 타 타이어를 풀어내고, 사와무라는 짝 소리 나게 박수를 쳤다.
“자, 이 에이스 사와무라 에이준님께서 특별히! 크리스 선배님께 직접 전수받은 스트레칭을 해주지!”
“…. 그게 뭐야. 그리고 왜 네가 에이스야.”
“너 지난 번에 혼난 거 기억 안 나냐? 몸 데운 다음에 늘어지지 말고 꼭 스트레칭 하라고 했잖아, 미유키가.”
“미유키 선배겠지.”
“그거나 그거나. 여튼 그대로 쭉 숙여!”
등 뒤를 미는 손길에 반항할 새도 없이 몸이 숙여진다. 팔 쭉 뻗고! 이어지는 사와무라의 외침에 후루야는 할 수 없이 팔을 쭉 뻗었다.
“뭐야, 생각보다 유연하네.”
“이 정도도, 윽, 못 할 줄 알고.”
“더, 더! 더 숙여 봐!!”
“할 수 있다니까.”
기어코 손 끝이 발 끝에 닿았나 싶더니 결국 거기까지 닿진 못하고 후루야의 상체가 튕겨 올라왔다. 긴장을 풀고 장난 식으로 꾹꾹 누르던 사와무라가 후루야의 등에 코를 박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야!!! 뭐하는 거야, 아프잖아!!”
“너야말로 스트레칭 잘 할 수 있어?”
“당연하지!!!”
“그럼 네가 해보든가.”
가벼운 도발에도 불 같이 반응한 사와무라가 아픈 코를 문지르는 것도 잊고 스트레칭 자세를 잡았다. 천천히 숙여지는 사와무라의 등을 이번엔 후루야가 눌렀다. 옆구리를 잡은 채로.
“흐아악!!”
“뭐하는 거야?”
“너, 너!! 지금 어디 잡은 거야!!”
“여기.”
대답과 함께 다시 한 번 굳은 살이 박힌 후루야의 손이 사와무라의 아직 덜 여문 옆구리를 꾸욱 잡았다. 히아아악!! 이상한 비명소리와 함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사와무라가 급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너!! 거기 잡지마!!
“왜?”
“느낌 이상하다고… 간지럽단 말야!! 손 놔!!”
“여기가?”
“아, 씨 손 놓으라고!!”
사와무라가 결국 상체를 일으키고 거칠게 후루야의 손을 내쳤다. 아직도 영문을 모르는 듯 멍한 시선에 괜시리 얼굴에 더 열이 몰리는 기분이 든 사와무라가 복수를 하겠다며 후루야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1군 그라운드에서 두 1학년의 연습 감시를 나왔던 미유키에게 걸려 오늘의 투구 연습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벌을 받게 되었다. 더해서 그라운드 10바퀴 런닝 추가.
“너 때문에 50구밖에 못 던지잖아!”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그러니까 난 그냥 스트레칭을 도와주려고 한 거고! 넌… 너는…!!!”
“나도 스트레칭 도와주려고 한 것뿐이거든.”
“아니야!!”
“그럼 뭔데.”
“그게, 그게… 아오!!!”
조용히 못 하냐!!! 소리와 함께 야구공이 날아와 정확히 사와무라의 머리를 가격했다. 으으으, 이렇게 된 이상! 너보다 빨리 끝내고 얼른 투구 연습할거야! 속력을 내어 뛰어가는 사와무라의 뒤를 따르며 후루야는 슬쩍 손끝을 비벼보았다. 근육이 아직 자리잡지 않아 말랑했던 감촉이 다시 느껴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