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연성 | 65 ARTICLE FOUND

  1. 2014.02.04 언젠가 이어 쓸 뱀파이어 에이준
  2. 2014.02.04 언젠가 이어 쓸 고양이 에이준
  3. 2014.02.04 [미사와] 엘리베이터 1
  4. 2014.02.04 [후루사와] 헤어짐 1
  5. 2014.02.04 [미사와] 헤어짐 1

아직 알람이 울리기도 전, 아니 날이 밝기도 전에 쿠라모치 요이치는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몸을 일으켜 앉자 어두운 방 안에서도 유독 침대 발치 부근이 새까맣게 보인다. 검은 안개처럼 침대 너머에 모여 있던 것이 점점 뭉치더니 어느덧 짐승의 형상이 되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건가? 쿠라모치가 눈을 비빈 사이 짐승이 크게 도약해 그를 침대에 쓰러트리듯 눕혔다. 짐승이 소리 없이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다. 헉헉거리듯 입을 벌린 짐승이 쿠라모치의 목덜미로 고개를 내린 그 순간.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그게 끝이야?”

, 이상한 꿈도 다 있다 싶더라고.”

 

아마 어젯밤에 좀비가 나오는 게임을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마에조노가 소름이 돋은 양 팔을 털었다. 쿠라모치는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사와무라의 접시에서 고기 반찬을 날름 가져와 한 입에 털어 넣었다. 평소라면 엑!!! 내놔!! 하고 바로 젓가락으로 반격을 가했을 후배가 아무 반응이 없다.

 

“…..”

사와무라?”

, 눈 뜨고 자냐?”

!”

 

쿠라모치가 테이블 밑으로 늘어진 다리를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차자 그제야 어, ?! 하면서 반응한다.

 

이젠 밥 먹다가도 자는 거야?”

, 아님다!!”

그럼 뭐해? 멍하니 있고.”

아무것도 아님다!! , 벌써 시간이!! 저는 먼저 갈게요!!”

 

접시와 밥그릇에 거의 손도 안 댄 채로 사와무라가 파드득 일어나 퇴식구로 향했다. 그리고 재빨리 식당 문을 열고 사라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카네마루와 토죠가 의아한 눈길로 식당 문을 바라봤다.

 

저 녀석 왜 저래?”

그러게…”

뭐라도 잘못 먹었나…”

, 근데 그래서 그 세이브 포인트에서 딱 뒤를 도는데….”

 

잠시 식당 너머에 꽂혀 있던 시선들은 쿠라모치가 어젯밤 새로 시작했다는 예의 그 좀비 게임에 대해 실감나게 설명하기 시작하자 다시 그에게로 쏠렸다. 우욱, 선배 저 토할 것 같아요!!

 

 

 

도망치듯 기숙사로 돌아온 사와무라는 가까스로 침대에 파묻히듯 엎어졌다. 쿠라모치가 말했던 내용이 자꾸 귓가에 울리듯 되풀이된다. 검은 안개, 짐승,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 사와무라는 입 안에 검지를 넣어 치열을 더듬었다. 앞니는 평소와 같고다른 이보다 길고 날카롭게 튀어나온 송곳니에 손가락이 닿는 순간 사와무라는 식당에서처럼 몸을 굳혔다.

 

“…….. 결국….”

 

사와무라는 그대로 머리를 베개에 박았다.

 

내가, 이러려고흐으….”

 

저 밑바닥에 조금씩 쌓아왔던 감정이 올라오는 동시에 욕구 또한 부글거리며 식도를 타고 올라왔다. 참고 참았던 것에 대한 갈망이 머리 속을 마구 흩뜨려놓는 감각을 사와무라는 죽도록 싫어했다. 그는 침 범벅이 된 손가락을 빼내고 손바닥이 새하얗게 변하도록 꾹 힘을 주었다. 시계바늘이 도는 소리가 조용한 방을 울렸다.

 

한참이 지나고 사와무라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평소와 달리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재빠르게 교복으로 갈아 입고 교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다급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학교 주변에서 자주 보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정문 근처에서 바싹 마른 미라 상태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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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다.”

 

아침 식사 후 식당을 빠져 나오던 누군가의 한 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부원들의 시선이 모두 그라운드 구석 구석을 뒤지느라 바빠졌다. 어디? 어디! 하고 속삭이는 소리에 니야아아옹!!! 하고 잔뜩 경계심 섞인 울음 소리가 뒤를 이었다.

 

핫핫하, 찾았다!”

 

자판기 옆 벤치 밑을 바라보던 미유키가 즐겁게 웃었다. 캬아옹!! 고양이가 지지 않겠다는 듯이 대답처럼 소리를 내지른다. 어느새 다른 선수들까지 어디 봐봐 하는 소리와 함께 모여들어 고양이가 빠져나갈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우쭈쭈 하고 미유키가 손을 내밀자 캬옹! 하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발톱을 내보이고 등을 잔뜩 세운 채 더욱 더 구석으로 들어간다. 그러더니 활시위처럼 당겨진 몸을 한 번에 펴 그 탄성력으로 선수들 사이로 잽싸게 빠져나갔다. 앞뒤 보지 않고 달리다가 마침 식당에서 나오던 크리스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 전까지는.

 

“…. 고양이?”

, 푸하하하 저 고양이 완전 바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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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님의 초딩 미유키 x 고딩 에이준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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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만!!!!”

 

숨까지 헐떡이며 외친 소리는 매정하게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를 넘지 못했다. 사와무라는 급하게 나오느라 꺾어 신은 운동화를 고쳐 신고 서둘러 계단으로 향했다. 사와무라의 집은 아파트 10, 걸어 내려가기엔 조금 힘들다 싶은 층이었지만 등교 시간을 맞이한 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오는 걸 기다리는 것보다는 러닝으로 다져진 다리를 믿어보는 게 완전한 지각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었다. 두 칸씩, 막판에는 세 칸씩 뛰어가며 도착한 1층 로비에서 잠시 숨을 고르려고 허리를 숙인 채 헥헥거리는데, 눈 앞에 조그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침부터 수고가 많아, .”

, 이 자식….”

, 벌써 여덟 시네.”

?!?!”

 

거친 숨을 흐읍! 하는 심호흡으로 정리하고, 사와무라는 벌떡 고개를 들었다. 아침 연습에 늦으면 불펜에 서는 것은 고사하고 하루종일 또 그라운드를 뛸 게 뻔하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한 사와무라를 올려다 본 맹랑한 꼬맹이가 다시 손목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 미안해.”

, 나중에 두고 보자!! 지금은 내가 바빠서 그런데, !!!”

지금 7 40분이야.”

!!!!!!!!!!!!!”

 

아직 시계를 잘 못 봐서~ 하고 웃는 얼굴이 명백히 의도적인 임을 내포하고 있어서 사와무라는 크게 소리친 것과는 달리 온 몸에서 힘이 주르륵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서둘러 나오느라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넥타이를 꺼내 주섬주섬 매는 손길이 분주하다.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빤히 보다가 사와무라 앞에 무릎을 살짝 굽혔다.

 

.”

형 지금 바쁘다.”

운동화 끈은 묶고 다니지 그래?”

 

안 그럼 다쳐. 씨익 웃어 보인 미유키가 몸을 일으키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와무라의 손을 덥석 잡았다.

 

, 손 놔라!!
끈 매줬으니까 학교까지 데려다 줘.”
싫어!! 나 늦었다고!!”

길 잃은 어린이를 도와주느라 늦었다고 해.”

우리 감독님은 그런 변명 안 통하거든??!!”

그러지 말고~”

 

따끈한 체온이 강하게 잡아 끄는 것을 뿌리칠 수가 없어서 사와무라는 입술을 깨물며 미유키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어야 했다. 그리고 그날 하루 종일 그라운드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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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불현듯 내 앞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나는 내 손바닥 정 중앙에 떨어진 그 말을 붙잡아 저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너를 바라보았다. 잡고 있던 손이 언젠가부터 떨어져 있었다는 걸 깨달은 건 그 순간이었다. 싫다. 꽉 붙잡았던 손이 이제 나를 놓아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싫어.”

사토루.”

싫다고.”

 

굳은 얼굴의 네가 나를 바라보았다. 차갑게 놓인 네 손에 내 손을 뻗었다. 너는 손을 거둬 들여서 자켓 주머니에 푹 찔러 넣었다. 여태 억눌러왔던 너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만하자고!!”

싫어.”

난 이제 너 안 좋아해.”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너는 입술을 깨물고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그대로 계속 걷는다. 나는 달려나가 너의 팔을 붙잡았다. 어깨 위에 조금 쌓인 눈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너 안 좋아한다니까!!”

거짓말.”

거짓말 아냐!!”

 

내게 붙잡혀 있으면서도 끝까지 내 시선을 피하는 네 모습에 문득 속이 부글 부글 끓었다. 너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거짓말이잖아.”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헤어지자고!!”

싫어.”

 

네가 잡히지 않은 손으로 나를 밀어냈다. 나는 밀어내는 그 손까지 함께 붙잡았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이거 놔!!!”

싫어.”

놓으라고!!!”

싫어.”

 

잔뜩 반항하는 너를 껴안았다. 한참 몸부림 치던 네가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헤어지기 싫어.”

“……”

너는?”

“.…..”

그것 봐, 거짓말이잖아.”

 

네가 갑자기 내게 손을 뻗었다. 얼굴에 와 닿는 차가운 감촉에 나는 슬며시 눈을 감았다.

 

미안해.”

.”

헤어지자.”

 

눈을 떴을 때, 너는 내 앞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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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헤어짐

연성/SS 2014. 2. 4. 03:16

사와무라는 오늘도 약속에 늦는다. 미유키는 차갑게 식은 커피 잔을 매만졌다.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 5분씩 늦는 것은 예사에 핸드폰 연락은 또 제대로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미유키는 사와무라와 만나기로 한 날이면 습관적으로 책을 한 권씩 챙기곤 했다. 주로 만나는 장소가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 등, 시간 때우기엔 마땅치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특이하게 사와무라가 전에 가보고 싶다고 한 카페에서 보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책을 덮은 미유키는 카페 벽에 걸린 시계로 시선을 올렸다. 3 6. 이 곳이 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슬슬 사와무라가 올 때도 됐다. 미유키는 직원을 불러 오렌지 주스를 한 잔 시켰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도 꽤 되었건만 사와무라는 여전히 커피가 쓰다며 카페에 오면 주스 종류를 시키곤 했다. 역에서부터 여기까지 뛰어오면 꽤 목이 마를 테다. 주문을 받던 직원이 뒤늦게 미유키를 알아보고는, 주스와 함께 시키지도 않은 케이크 한 조각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지난 결승전도 잘 봤어요! , 이건 별 건 아니지만 서비스에요.”

감사합니다.”

어머 뭘요~ 경기장에서 볼 때 보다 직접 보니까 훨씬 미남이신 걸요!!”

핫핫하, 그런 소리 많이 듣습니다.”

미유키 씨도 참. , 혹시 괜찮다면 사인 한 장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남편이 미유키 씨 팬이거든요~”

 

직원이 내려놓은 종이에 기계적으로 사인을 하며 미유키는 창가 너머로 힐끗 시선을 주었다. 사와무라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만날 장소를 바꾸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날짜가 적힌 사인지를 돌려 받은 직원이 활짝 웃으며 카운터 뒤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미유키가 핸드폰을 집어 든 순간이었다. 가게 문을 급히 연 남자가 성큼 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와 미유키 앞의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꾹 눌러 쓴 모자 아래로 성근 땀방울이 맺혀 얼굴을 타고 또르륵 흐른다. 미유키는 주스가 담긴 잔을 남자 앞으로 밀었다. 거친 숨을 깊은 호흡 한 번으로 정리한 사와무라가 고개를 들었다.

 

늦었잖아.”

미안해요.”

 

오다가 지하철을 잘못 타서.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대답했다. 미유키는 테이블 위에 두었던 책을 가방에 집어 넣었다. 사와무라가 목을 좀 축이면 다른 곳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와무라는 주스를 응시하다가 미유키의 의아한 시선을 느끼고 나서야 눈을 올려 미유키를 마주 보았다. 미유키는 새로운 손님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매장 안쪽으로 사라지는 직원을 곁눈질로 보고 아무 말 없는 사와무라를 재촉했다.

 

빨리 마셔. 여기 직원이 나 알아봤어.”

선배.”

주스 값은 내가 낼 테니까 다른 데 가자.”

선배.”

 

여전히 메마른 목소리가 듣기 거북하다. 미유키는 계산서와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이번에는 사와무라가 재촉하듯 미유키를 불렀다.

 

선배.”

“….. .”

 

연이은 부름에 결국 미유키는 대답했다. 내려다 보는 미유키의 시선을 그대로 담은 사와무라의 눈이 약간 흔들리다가 곧 잠잠해졌다. 가라 앉은 눈에 그대로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미유키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멈췄다.

 

“….. 헤어져요, 우리.”

“……”

미안해요.”

“……”

“…. 가볼게요.”

 

사와무라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굳은 미유키의 시선이 말 없이 뒤따랐다.

 

미안해요.”

 

도망치듯 마지막 말 한 마디만을 남겨놓고 사와무라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가게에 들어왔을 때와 같이 성큼성큼 사라졌다.

 

직원이 다시 나온 건 사와무라가 가게 문을 나서며 울린 종소리 때문이었다. 미유키는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산 도와드릴까요?”

.”

아까 오셨던 분은 그새 가셨네요?”

바쁜 일이 있다고 해서요.”

어머, 케이크도 안 드셨네.”

관리 중이라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카드를 건네고 직원이 가리킨 곳에 기계적으로 사인을 하며 미유키는 앉아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주스 잔에 맺힌 물방울이 또르륵 잔을 타고 흘러내렸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