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님께 써드리기로 했던 미사와... 인데 역시나 한달 늦은 뒷북잼 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 킁님.... 파스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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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키는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제 연습 후에 다같이 몰려 가서 마셨던 기억이 늦은 주말 아침 침대 위를 둥둥 채우고 있었다. 안경도 벗지 않고 잠에 들었는지 콧잔등이 시큰하게 아프다.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다잡고 슬리퍼를 직직 끌며 방문을 열자 평소에 거실에서 마주쳐도 인사만 주고 받던 룸메이트가 서 있다. 무슨 일이냐 묻는 미유키에게 그는 머쓱한 미소를 아침 인사 대신 되돌려주었다. 그러고는 애인이 온다면 미리 말을 해주지 그랬냐며 웃고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 보이더니 좋은 하루 보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현관문 너머로 후닥닥 사라진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아파트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것을 들으며 멍하니 서 있던 미유키는 급한 일인가보다 하고 멋대로 짐작했다.
“아침부터 난리야…”
뒤통수를 벅벅 긁은 미유키는 거실 구석 군청색 담요가 걸쳐진 소파에 다가가 앉았다. 먼지가 풀썩 이는 걸 보니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축축 늘어지는 몸은 오늘치 기초 훈련량을 끝내면 완전히 녹아버릴 만큼 지칠 게 뻔했다. 룸메가 없다는 걸 변명 삼아 은근슬쩍 청소를 다음주 주말로 미루며, 미유키는 파트너 어쩌고저쩌고 횡설수설하던 룸메의 말을 떠올렸다. 반사적으로 지금쯤 잠자리에 들었을 일본의 누군가가 생각에 꼬리를 물고 머리 속으로 떠오른다. 매일 아침, 자기 전에 꼭 좋은 아침이라고 연락이 오긴 했었는데… 아직 연락이 없는 걸 보면 어젯밤의 미유키처럼 그도 친구들과 한 잔 하고 있는 거겠지. 담요를 끌어 내려 슬슬 덮으며 미유키가 다시 눈을 감으려던 찰나였다.
“사람이 왔는데 자는 검까!!”
“…… 술이 덜 깼나... 헛소리가 들리네.”
“눈 감지 마!!”
곧 멱살이 붙잡히듯 상체가 번쩍 기대있던 방향과는 반대로 쏠렸다. 그제서야 느릿하게 눈을 끔뻑이던 미유키는 눈 앞을 잠시 의심했다. 소파 앞에 선 사와무라가 정신 차리십쇼!! 하고 소리치고 있었다. 칼칼하게 마른 목으로 몇 번 목소리를 고른 미유키가, 여전히 멍한 시선으로 물었다.
“사와무라?”
“그럼 내가 누구겠슴까!!”
“여기 미국 맞지?”
“아까 당신 룸메 봤잖아!!”
씩씩대던 사와무라가 제 풀에 지쳤는지 미유키의 티셔츠를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소파에 몸을 기댄 미유키가 빤히 사와무라를 올려 보다가 안경을 벗어 옷자락에 쓱쓱 닦는다.
“아직도 꿈 같슴까?”
“아니… 왜 그렇게 새까매졌나 싶어서.”
“당신도 까맣게 탔거든!!”
“그리고 키도 큰 것 같아서.”
이어지는 말에 사와무라가 그, 그쵸? 하고 어색하게 되물었다. 음, 조금 정도는. 하고 수긍하자 사와무라가 이제 내가 선배보다 클 검다! 하고 호기롭게 외쳤다. 그건 아닐 것 같은데, 하고 대답하고 싶은 것을 일단 꾹 눌러 삼키고 미유키는 두 팔을 느슨히 벌렸다.
“이리와.”
사와무라는 말없이 미유키에게 다가가 안겼다. 얇은 티셔츠 너머로 쿵쾅대는 소리가 듣기 좋다. 미유키는 그대로 가만히 팔을 두르는 사와무라의 등을 토닥였다.
“응? 보고 싶어서 죽을
뻔 했다고?”
“아-뇨.”
“연락도 없어서 서운했다고?”
“아니라니까요.”
“핫핫, 근데 그럼 왜 온 거야, 여기까지는.”
달래듯이 건네는 말에 사와무라가 미유키에게 몸을 기대었다. 겹쳐진 체온이 오랜만이라는 감각을 일깨우듯 조금 뜨겁다. 사와무라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얘기해주기 싫은데요.”
“이야, 이제 튕길 줄도 알아?”
“예쁜 구석이 있어야 얘기를 해주든 말든 하지 않겠슴까.”
불만을 잔뜩 품고 주욱 나온 볼 위에 뽀뽀하자 사와무라가 팩 고개를 돌렸다.
“이래도 안 예뻐?”
“전혀 안 예쁨다.”
사와무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미유키는 핫핫 웃고는 사와무라의 어깨로 손을 옮겼다. 전보다 꽤나 단단해진 어깨가 만져졌다. 반팔 셔츠의 소매 아래로 보이는 뽀얀 팔뚝이 건강하게 탄 다른 곳과는 선연한 대비를 이루었다. 실내 연습장보다는 그라운드를 선호하는 성향은 아직도 그대로인 듯 했다.
“내 말은 죽어도 안 듣더니 요즘은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나 보네.”
“뭐, 그렇슴다.”
“지금 포수가 마음에 드나 봐?”
허리를 쓰다듬던 손이 옷 아래로 느껴지는 근육을 마음껏 주물거리기 시작한다. 몸을 체크하는 것이 아닌 명백하게 다른 의도를 띄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으며 사와무라는 안경 너머 눈빛 속 날카로움을 읽어냈다.
“선배랑 다시 배터리 하려면 이것도 부족함다.”
미유키가 잠시 말문이 막힌 사이에 사와무라가 왼손을 올려 미유키의 안경을 벗겨냈다. 그리고 미유키의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가볍게 오고 가던 입맞춤이 조금 깊어지려는 순간 사와무라가 고개를 살짝 돌려 입술을 떼어냈다. 갑작스레 끊긴 키스에 뚫어져라 내려바도는 미유키의 시선을 헤헹 하는 미소로 맞받아친 사와무라가 입술을 핥으며 씨익 웃었다.
“이 정도는 해야 예쁜 짓 아니겠슴까.”
“핫핫하, 내가 졌어.”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보고 싶었어, 사와무라.”
“나도 보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사와무라의 허리를 쓰다듬던 미유키의 손이 바지 속으로 스윽 들어갔다.
“여기까지 온 거, 아깝지 않게 예쁜 짓 잔뜩 해줄게♡”
“… 적당히 해주셨음 좋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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