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와] 취향

연성/글 2014. 2. 4. 07:31

아직 사귀기 전 썸 타던 미유사와!!!!!!

(201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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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미유키는 기숙사 5호실의 문을 두드렸다여느 때처럼 들어오라는 대답 대신 발소리가 우당탕탕 나더니 곧 눈가에 눈물을 매단 쿠라모치가 문을 열어주었다열린 문 사이로 화들짝 놀라 무언가를 숨기는 사와무라도 보였다.

 

미유키잘 왔다크흡.”

무슨 일이야?”

좀 웃긴 일이 있어서… 크하하하하하하!!!”

 

웃음을 참던 쿠라모치는 결국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글썽이는 쿠라모치가 방 안을 데굴데굴 구르게 내버려두고미유키는 방 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앉아 있는 사와무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런데 사와무라의 눈가가 발갛게 부어 있었다.

 

사와무라너 울었어?”

푸하하하하하하하하!!!!!”

 

미유키의 질문에 대답한 건 사와무라가 아니라 쿠라모치의 커다란 웃음소리였다대답해야 할 본인은 어느새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쿠라모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선배!!! 그만 웃으십쇼!!”
크흡하지만 너 진짜 웃긴다고!!”

무슨 일인데 그래?”

 

여전히 목소리에 웃음기가 남아 있는 쿠라모치가 사와무라가 엎드려 있던 침대를 가리켰다.

 

방금 사와무라쨩이 숨긴 것 때문에 그러지~”
아 쿠라모치 선배!!!!”
야한 책이라도 돼?”

야한 책이면 내가 이렇게 웃고 있겠냐.”

 

그리고 야한 거면 애초에 내가 먼저 보고 있었겠지한 마디 덧붙인 쿠라모치가 사와무라의 침대에 놓여 있던 베개를 확 치웠다베개 밑에 있던 것은….

 

만화책?”
정확히 말해선 순정만화지.”

그게 왜?”

 

도저히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미유키가 만화책과 여전히 붉은 기가 남아 있는 사와무라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사와무라가 슬쩍 시선을 피한다쿠라모치는 그런 사와무라의 눈가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사와무라쨩이순정만화를 읽다가~”

선배!!!”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만 울어버렸다지 뭡니까~”

 

사와무라가 소맷부리로 아직 촉촉한 눈가를 쓱쓱 문질렀다강하게 쓸린 눈가가 발갛게 변한다.

 

하지만 사와코가 드디어 카제하야랑 이어졌단 말임다!!!!”

아이구그랬쪄요~? 그래서 사와무라쨩이 울었쪄요~?”
놀리지 마십쇼 선배!!”

 

이게 얼마나 감동적인 작품인데요… 말꼬리에 진한 감동의 여운이 묻어 있어서 미유키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미유키의 웃음소리를 들은 사와무라가 삐쭉눈꼬리를 올렸다.

 

선배들도 읽으면 분명히 울 검다!”

제목이 뭔데플랜더스의 개?”

 

사와무라가 책을 뒤집어 표지를 보여주었다. <너에게 닿기를이라고 적힌 제목 뒤로 여자애들이 좋아할 법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서로 마주 보고 손을 잡고 웃고 있다.

 

이걸 보고 울었다고?”

그게여기 이 여자애가 사와코인데요…”

아니줄거리까지 설명해주지는 않아도 되는데…”

 

진짜 감동했는지 줄거리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사와무라의 말을 대강 흘려 들으며 미유키는 침대에 늘어 놓은 책 더미로 시선을 돌렸다. ‘나 시끄러워서 여기 못 있겠다음료수 좀 뽑으러 갔다 올 테니까 네가 저 녀석 말 좀 들어줘.’ 하고 쿠라모치가 미유키에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슬쩍 방을 빠져나갔다

 

그래서 카제하야가….”

쟤 예쁘게 생겼네.”

누구요??”

 

미유키는 만화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금발을 가볍게 땋은 여자아이가 그려진 권이었다얼굴을 알아본 사와무라가 인상을 찡그렸다.

 

선배는 그런 애가 취향이심까?”

귀엽고 예쁘니까.”

그렇슴까….”

 

흥분해서 만화책에 대해 떠들던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풀 죽은 사와무라가 들고 있던 책을 침대에 던지듯 놓았다산책 나간다고 좋아하던 강아지가 주인 혼자 나간다는 걸 알고 시무룩해진 것처럼 돌변한 분위기에 미유키는 대강 눈치를 챘다하지만 모르는 척 질문을 던진다.

 

그러는 너는 누가 좋은데?”

저요?”

아까 말한 사와코?”

아뇨….. 선배……”

선배?”

연상이 좋단 말임다!!!!”

 

미유키가 되묻자 사와무라는 얼른 목청을 높였다필사적인 사와무라의 노력이 절로 웃음이 나올 만큼 귀여워서미유키는 모르는 척 속아주기로 했다.

 

그래연상 취향이라 이거군근데 만화책은 이제 그만 읽고 이걸 먼저 읽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뭔데요…?”

 

미유키가 내민 프린트물을 받아 드는 사와무라의 표정이 한 고비 넘겼다 하고 풀어져 있었다하지만 종이를 훑어본 후의 얼굴이 공포로 질려 있어서 미유키는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금요일에 고문 쪽지 시험이라고 카네마루가 그러던데, 40점 이하면 주말에 특별 보충이라며내일 아침에 쪽지 시험 대비 테스트 칠 거니까 사자성어 다 외워놔♡

진짜요….?”

이거 100점 안 나오면 내일 연습 대신 이거 외우는 걸로♡

선배 진짜 악마임다!!!!!”

 

이를 악문 사와무라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책상으로 향했다핫핫하 하고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린 미유키는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까 취향 말인데.”

?”

난 너 같은 바보가 딱 취향이야사와무라♡

 

 

달칵경쾌한 소리를 내며 문이 닫혔다사자성어 종이를 손에 든 채 사와무라는 쿠라모치가 돌아와 사와무라쨩하고 놀릴 때까지 멍하니방문을 돌아보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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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야구 조금만 쉬고 연애하자!! 밍나 연애야로제!!! ㅠㅠㅠㅠ

애들이 자꾸 야구만 해서 억지로 야구를 쉬게 만드네요.. 얘들아 미안해 근데 연애해줬으면 좋겠어!!!!!!!!! 

시간이 모자라서ㅠㅠㅠ 잘랐습니다 중간에 고백하던 날 밤 상황도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으아 분량이 돌파해버렷 시간이 없어버렷

나중에 중간 부분만 쓰고 싶은데... 여튼 그건 미래의 제게 맡겨봅니다 

(201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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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에이준?”

.”

 

불퉁한 대답에 하루이치는 앞머리 사이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미유키 선배 오늘 집에 가신다는데인사하러 안 가?”

안 가내가 그 자식이 뭐가 좋다고.”

 

등을 돌리고 누워 있던 사와무라는 그대로 이불을 덮어 썼다어머니에게 반항하는 사춘기 아들도 아니고,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하루이치는 고개를 휘휘 저어 생각을 털어내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지금 달래서 보내지 않으면 두 사람 사이에 껴서 힘들어지는 건 하루이치다최근 반 년간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기류에 끼어 있던 하루이치는 편안한 연말을 위해서 좀 더 굽히고 들어가기로 했다.

 

너도 오늘 집에 돌아가면 며칠 동안은 못 만나잖아.”

“……”

점심 먹고 2시쯤 나가신다고 했으니까마음 바뀌면 인사라도 해.”

 

여전히 사와무라는 답이 없다한 번 한숨을 쉰 하루이치는 사와무라의 방을 나섰다복도에 기대어 서 있던 미유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슬쩍 하루이치에게 다가왔다.

 

사와무라는 뭐래?”

대답도 없어요.”

으음너무 심했나?”

 

사와무라는 너무 속이 좁다니까핫핫하 하고 웃기 시작하는 선배를 앞에 두고 하루이치는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얼른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만 자꾸 들었다.

 

여튼 매번 고마워코미나토.”

…”
오래 잡아뒀지너도 슬슬 가봐야지.”

그럼 가보겠습니다선배도 휴가 잘 보내세요.”

일단 저 녀석을 해결해야겠지만너도 잘 보내고너무 늘어지지는 마라~”

 

복도에 두었던 가방을 매고 사라지는 하루이치의 등 뒤로 설레설레 손을 흔들어주고미유키는 다시 벽에 몸을 기대며 생각에 잠겼다.

잔뜩 꽁해있는 마음을 풀어줘야 하겠지기차 시간 전에 풀어주고 싶은데~.

 

 

전쟁 같은 기말 고사가 끝나고 첫눈과 함께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겨울방학과 신년을 겸해 야구부에게도 짧은 방학이 주어졌다물론 일주일 간의 방학 중에도 개인 연습은 빼놓지 말라는 감독님의 엄명이 뒤를 이었다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로 구성된 야구부이다 보니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기숙사를 이미 나선 이들도 많았다사와무라 또한 집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사와무라는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로 시선만 올려 시계를 보았다. 12시 반사와무라의 기차는 3시다그리고

 

미유키 선배는 2시쯤 나간다고 했지….”

 

씨익 웃는 얄미운 얼굴이 떠올라 사와무라는 애꿎은 베개만 퍽퍽 쳤다애초에 공공 장소에서 심하게 들러붙은 그쪽이 먼저 잘못한 거였다한참 연습장에서 혼자 던지고 있는데슬그머니 나타난 미유키가 투구 폼을 교정해주겠다며 어깨에 손을 올렸다감사함다하고 인사하니 예의 그 얄미운 미소를 짓는 게 이상하다 싶었다미유키의 손이 옆구리를 더듬을 때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한 번 참았다그리고 사와무라가 미유키가 쏟아내는 말 – 요즘 근육 트레이닝은 자주 하고 있냐하루에 몇 번 하느냐 등의 질문 에 정신이 팔린 사이미유키의 손이 티셔츠를 쓰윽 걷어 올리고 판판한 뱃가죽으로 향했다.

 

!!!!!”

으아귀청 떨어지겠네.”

뭐하는 검까!!!!!!!!!”

뭐하는 거긴당연히 후배를 아끼는 마음으로…”

이제 됐슴다그런 거!!”

 

미유키의 손을 뿌리친 사와무라가 씩씩대며 뒤를 돌았다왠지 모르게 놀란 얼굴을 한 미유키가 더욱 화를 돋구어서 사와무라는 소리치듯 말했다.

 

사와…”

선배 진짜 싫슴다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이나 치고!!!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어!!”

사와무라!!!”

 

다다다 쏟아낸 사와무라가 몸을 돌려 연습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 일이 있었던 게 그저께 밤다시 얼굴 보기도 싫다고 외치고 뛰쳐 나갔지만 배터리이다 보니 연습 시간 내내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러닝 연습이 끝난 후였다결국 투구 연습 내내 사와무라는 미유키의 시선을 피한 채 미트만 죽일 듯이 노려보았고 공은 계속 미트를 벗어나 옆으로 구르곤 했다.그리고 이걸 놓칠 리 없는 감독에게 들켜서연습을 할 마음이 없다면 글러브를 벗고 운동장을 돌라는 질책까지 들었다말 없이 글러브를 벗어서 벤치에 내려 놓은 사와무라는 그날 연습이 끝날 때까지 혼자 2군 운동장을 돌았다.

씻고 방으로 돌아온 사와무라에게 장난을 걸려고 대기하던 쿠라모치는 사와무라의 표정을 보고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그리고 장난을 치는 대신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다가 사와무라에게 던져 주었다.

 

웬일로 선배가 음료수를 다 사줘요내일 해가 안 뜨려나…”

사주면 곱게 받아 마시지너 얼굴이 딱 차인 사람 얼굴이어서 그랬다요 녀석아.”

“… 그렇게 보여요?”

진짜야와카나한테 차인 거야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냐~”

아님다!! 와카나는 그냥 소꿉친구라고요!!”

목소리 우렁찬 거 보니까 진짜 차인 건 아닌가 보네싸운 거면 내일 집에 돌아가서 풀어주면 되겠네그러니까 그렇게 꿀꿀한 얼굴 하고 있으면 확 그냥 엎어치기 해버린다?”

아 싫슴다!!!”

 

몇 번 투닥이다가 아마 그대로 까무룩 잠에 들었던 것 같다눈을 뜨니 아침 해는 이미 뜬 지 오래였다사와무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슬슬 점심을 먹고대강 짐을 싸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하지만 그 전에… 그 얄미운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보기 싫다고 한 주제에….”

 

좋아하는 마음이 서운함을 억누르고 멋대로 심장을 뛰게 만든다사와무라는 인정하기로 했다아무리 미유키가 자신을 가지고 논다 한들 이 마음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점심을 먹으러 향한 식당은 평소 인원의 절반도 차지 않은 상태였다식사를 받아 테이블에 앉으며 사와무라는 흘낏 옆눈길로 식당 안을 훑어 보았다약간 기대했던 마음이 무색하게미유키는 보이지 않았다미유키를 찾는 자신에게 짜증이 난 사와무라는 거친 숟가락질로 밥을 퍼 먹었다사와무라가 가방을 싸고다른 선배들에게 인사를 한 뒤 청심관을 나설 때까지도 미유키는 보이지 않았다어쩌면 벌써 집에 갔을 지도 모른다사와무라는 가라 앉는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며 역으로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그라운드를 지나 철조망을 옆에 끼고 걷던 참이었다.

 

사와무라어디 가?”

집에 가… !!!”

뭐야나한테 인사도 안 하고 가려고 했어?”

 

미유키가 가방을 맨 채 씩 웃으며 한 손으로 사와무라의 손을 잡았다닿아오는 손길에 굳었던 사와무라가 손을 빼내고 한 걸음 멀어졌다.

 

이거 놔 주세요!!”

?”
왜냐니선배 또 저한테 장난 치시려고 그러는 거잖슴까!”
내가 너한테 장난쳤다고 생각해?”

그러면 그저께 밤에 들러 붙던 건 뭐였슴까!”

 

여태까지 느꼈던 서운함이 다시 폭발하려고 하는 것만 같아 사와무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아직도 이 사람은 나에게 장난치려고 하는 걸까시선을 내리 깔고 입술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아무 말도 없이 굳은 사와무라를 바라보는 미유키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았다그저께 밤에 있었던 일은 미유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뛰어 나가던 사와무라의 눈가에 얼핏 눈물이 고여있었던 걸 보고 나서야 이 단순 무식한 바보가 무언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미유키는 가방을 내려 놓고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사와무라를 껴 안았다.

 

“!!!”

이 바보야왜 내가 너한테 그랬다고 생각하는 건데?”

그건선배는 절 좋아하지도 않고….”

누가 그렇다고 했는데?”
제가 고백했던 날 아무 대답도 없으셨잖슴까!”

?”

 

사와무라는 고개를 돌려 미유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던 미유키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하하하핫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되려 당황한 건 사와무라 쪽이었다재빨리 떨어지려고 하자 미유키가 한 번 꽉안은 후에 그대로 팔을 올려 사와무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등을 토닥였다.

 

그날 밤 어디에서 잤는지 기억 못 하지?”

?”

진짜 이 바보를 어떻게 하면 좋냐…”

 

하아한숨을 내쉰 미유키의 숨결이 사와무라의 볼을 간지럽힌다더 당황한 듯 사와무라의 시선이 갈 곳을 잃고 흔들렸다안았던 팔을 풀고미유키는 가방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사와무라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돌아왔더니 벤치에서 자고 있어서 내가 업어다가 내 방에 옮겼어기억 안 나?”

???”

하아밤을 같이 보내놓고 기억을 못하다니이거 속상한데.”

밤을 같이 보내다뇨!!!”

그 때 분명히 좋아한다고 고백도 했는데 말야졸린 것 같아 보이긴 했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기억 못 할 줄은… 아아사와무라가 날 가지고 놀았어!”

선배!!!”

 

당황했던 얼굴이 언제 그랬냐는 듯 붉게 달아 올라 있다오늘 정말 모든 표정을 다 보는 구만하고 생각한 미유키는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대답처럼 사와무라도 손을 꽉 잡는다.

 

좋아해.”

“…..”

근데 넌 내가 공 받아주는 것만 좋아하는 것 같길래좀 심술이 나서 괴롭히고 싶었던 것뿐이야.”

제가 그럴 리 없지 않슴까!!”

그렇다면?”

저도… 선배전부 좋아한단 말이에요…”

 

점점 목소리가 작아진다움츠러드는 사와무라의 손을 다시 한 번 꽉 잡으며 미유키는 이 자리에 서서 키스하고 싶은 마음을 꾸욱 눌렀다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점심도 먹지 못했다조금만 더 빨리 만났다면 오해도 빨리 풀고 헤어지기 전까지 다정하게 있을 수 있었을 텐데하지만 사와무라의 기차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더 빨리 걸어야 했다.

 

기억 못한다고 해도분위기를 보면 알아야 할 거 아냐?”

“…. 죄송함다….”

바보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눈치가 없는 줄은 또 몰랐어하하핫!”

죄송하다고 말했잖슴까!”

말로는 안 돼행동으로 보여그러니까 집 돌아가면 아침 저녁으로 나한테 전화하기오케이?”

!”

 

사와무라는 기운차게 대답했다갑작스레 쏟아지는 애정에 가슴이 다시 쿵쾅쿵쾅 울린다미유키는 결국 참지 못하고 사와무라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으로 만족했다.

시간에 겨우 맞춰 역에 도착한 미유키와 사와무라는 플랫폼에 앉아서 같이 열차를 기다렸다시간을 보던 사와무라가 그제서야 생각난 듯 선배하고 불렀다.

 

선배, 2시쯤에 집에 간다고 했잖아요지금 시간 지난 거 아님까?”

그거코미나토가 그렇게 말했지?”

!..... 어라하룻치가 말한 걸 어떻게 선배가 알아요?”

그거내가 그렇게 말해달라고 시켰거든♡ 그러면 날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선배!!”

너 들어가는 거 보고 갈 거야벌 잊지 않았지?”

 

사와무라가 대답하기 전에 열차가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먼저 역 내를 울렸다이윽고 도착하는 열차를 향해 가며 사와무라는 아쉬운 마음을 애써 고이 접었다.

 

선배전화 안 받으면 화낼 검다!!”

너야 말로 안 하기만 해봐돌아오면 혼내줄 거야.”

 

열차의 문이 닫히기 직전까지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일주일 간의 짧은 이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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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사와] 목욕

연성/글 2014. 2. 4. 07:29


어째 제가 썼던 세 커플 중에 가장 어리면서 (?) 가장 진도를 빨리 나가는 (?) 후루사와입니다... 후루야랑 사와무라 얼른 키스해!! (짝) 키스해!! (짝)

(201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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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들이 뒤늦은 수학여행을 떠난 야구부 연습은 점차 추워지는 날씨와 짧아지는 해를 고려해서 일찍 끝났다사와무라는 개인 연습을 끝낸 후에야 수건과 갈아입을 옷가지를 챙겨 공용 목욕탕으로 향했다지나치는 기숙사 방마다 조용한 것을 보니, 1학년들은 어느 방에 모여서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았다땀에 젖은 티셔츠와 바지를 락커에 던져 두고오래간만에 혼자 여유롭게 목욕할 생각에 사와무라는 즐겁게 욕실 문을 열어 젖혔다.

 

연습 후에 하는 목욕이야 말로 최고지!”
추우니까 문 닫아.”
?!!”

 

출입구 바로 근처에서 비눗기를 씻어 내리던 후루야가 빨리 문 닫으라고하고 한 번 더 재촉했다깜짝 놀란 가슴을 일단 한 번 심호흡해서 진정시키고사와무라는 후다닥 뒤로 돌아 문을 닫았다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수건도 두르지 않고 온전히 맨 몸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뭐해안 씻어?”

씻을 거야!!”

 

사와무라는 후루야가 씻고 있는 샤워기 쪽으로 등을 돌린 채 어설프게 옆 걸음으로 걸어가 대각선 방향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샤워기 앞에 자리를 잡았다후루야 쪽을 슬쩍 건너다 보고사와무라는 얼른 온수 방향으로 샤워기 헤드를 돌렸다그새 조금 차가워진 몸에 따뜻한 물이 닿자 기분 좋은 나른함이 몸을 감싸 안는다.후우사와무라는 온수로 머리를 적시며 잠깐 눈을 감았다그리고 가져 온 샴푸에 손을 뻗었다.

 

기분 좋아?”

“….!!”

 

등 뒤에서 바로 들리는 후루야의 목소리에 섞인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힌다퍼뜩 놀란 사와무라가 샴푸를 놓치자 친절하게도 주워주기까지 한다사와무라는 샴푸를 건네 받으려다 후루야를 보고 빽 소리질렀다물기를 대강 닦은 후루야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수건으로 좀 가려!”

?”

넌 부끄럽지도 않냐!!”

남의 몸을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될 줄은후루야에게서 급히 시선을 돌리면서도 사와무라는 흘깃 흘깃 눈길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에이스 자리를 놓고 싸우는 라이벌이다벌써 근육이 완성되어 가는 듯균형 잡힌 몸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사와무라는 내심 자신의 몸과 비교해보았다최근 체력이 꽤 붙었다고 느꼈는데거짓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체격에서 지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깨달은 사와무라는 입을 삐죽이며 머리를 완전히 적시기 위해 눈을 감았다.

 

사와무라.”

.”

아까 들어 왔을 때.”

 

후루야의 손이 샤워기 헤드로 향하더니 물을 껐다사와무라가 끊어진 물줄기에 눈을 떴다가 후루야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사납게 시선을 올렸다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루야가 사와무라의 귓가로 손을 옮겼다.

 

뭐야다 씻었으면 방해 말고 나가!”

귀가 빨갰어.”

“…….!!!”

또 빨개진다.”

 

화르륵불타는 얼굴에 사와무라는 고개를 숙이려고 했지만 투수의 악력은 쉽게 볼 만한 것이 아니었다후루야는 다른쪽 손도 마저 올려 이번에는 사와무라의 볼에 가볍게 얹었다흔들리는 사와무라의 시선이 미유키의 미트를 볼 때와는 전혀 달라서 후루야는 내심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나한테 널 보여주는 게 부끄러워?”

“…이 손 당장…!”

 

볼을 타고 내려온 손이 사와무라의 입술가를 매만졌다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후루야는 사와무라와 눈을 맞추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사와무라가 뒷걸음치다가 등에 닿는 목욕탕 벽의 차가운 감촉에 파르르 떨었다.

 

에이준나 지금 키스하고 싶은데.”

“…..”

해도 돼?”

 

시선을 잠시 내리깔았다가 올리며 묻자사와무라의 얼굴이 폭발할 듯 완전히 붉어지더니 후루야를 노려본다그러기를 잠시입술을 깨문 채 스르륵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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