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업에 성공한 원후님이 주신 글 http://twishort.com/jkwec 을 이어보았습니다

원후님 글은 미유사와후루로 끝났는데 나는 왜 거기에 코슈와 크리스를 끼얹었는가...


(2013.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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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키는 청심관 5호실 문 앞에 서 있었다한 번 심호흡을 크게 하고똑똑 두드린다.

들어오슈! 쿠라모치의 대답이 들려와 미유키는 망설이던 마음을 다시 한 번 접어 넣고 문을 열었다.

 

뭐야주장이잖아.”

불만스러운 목소리다?”

노크 소리가 너무 다소곳하길래 혹시나 매니저인가 싶었다!”

 

쿠라모치가 게임기를 쥐고 있던 그 상태 그대로 뒤로 돌아 불평을 쏟아냈다자연스레 사와무라의 침대에 앉으며 미유키는 말을 받았다.

 

코슈는?”

아까 사와무라랑 같이 나갔어.”

“……”

사와무라 일로 온 거지코슈 찾아서 데리고 나갈까?”

 

미유키는 첫날부터 기세 등등하던 1학년 후배를 생각했다그리고 그의 손에 이끌려 나갔을 사와무라 또한 떠올렸다쿠라모치는 곁눈질로 흘낏 미유키를 보더니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아냐없으면 됐다.”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인데.”

지금 그 녀석 포수는 내가 아니라 코슈니까.”

“….”

 

주머니 속에 있던 쪽지를 그대로 사와무라의 배게 밑에 둔 채로 미유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동시에 GAME OVER! 라는 글씨가 TV 화면을 꽉 채웠다쿠라모치는 게임기를 밀어두고 방을 나서려는 미유키 쪽으로 아예 몸을 돌려 앉았다.

 

.”

.”

작년의 크리스 선배라면 방금 너처럼 말했을까?”

“… 크리스 선배는 관련 없는 얘기잖아.”

그러셔?”

잘 자라.”

 

미유키가 문을 닫고 나서야 쿠라모치는 차마 말하지 못한 것을 꾸욱 삼킬 수 있었다.

 

 

지금 너작년의 너를 바라보던 크리스 선배랑 똑같은 얼굴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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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다이에이 영업에 불 질러주신 부추님께 드렸던 후루사와 쪽글.

후루야랑 사와무라 케미 쩔어요 파주세요....

얘들아 야구하는 김에 연애도 좀 해줘 

제목을 저렇게 지었던 이유는 얘네가 스트레칭도 하지만 마음 속 봄이 기지개를 켠다는 그런 느낌도 주고 싶었어요 ㅎㅎ 

(2013.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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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런닝이 끝나도 해가 지지 않게 되었다허리에 단단히 묶여 있던 타이어를 풀어내고 사와무라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간발의 차로 사와무라보다 먼저 런닝을 끝낸 후루야는 타이어도 풀지 않은 채 그라운드에 털썩 앉아 있었다멍한 눈길로 1군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가쁜 숨을 고르던 후루야가 사와무라처럼 그라운드에 누우려던 찰나였다.

 

가만히 있어!”

.. !”

 

사와무라가 후루야의 등 뒤를 퍽 소리 나게 때렸다잠시 그 아픔에 후루야가 상체를 숙인 틈을 타 타이어를 풀어내고사와무라는 짝 소리 나게 박수를 쳤다.

 

이 에이스 사와무라 에이준님께서 특별히크리스 선배님께 직접 전수받은 스트레칭을 해주지!”

“…. 그게 뭐야그리고 왜 네가 에이스야.”

너 지난 번에 혼난 거 기억 안 나냐몸 데운 다음에 늘어지지 말고 꼭 스트레칭 하라고 했잖아미유키가.”

미유키 선배겠지.”

그거나 그거나여튼 그대로 쭉 숙여!”

 

등 뒤를 미는 손길에 반항할 새도 없이 몸이 숙여진다팔 쭉 뻗고이어지는 사와무라의 외침에 후루야는 할 수 없이 팔을 쭉 뻗었다.

 

뭐야생각보다 유연하네.”

이 정도도못 할 줄 알고.”

더 숙여 봐!!”

할 수 있다니까.”

 

기어코 손 끝이 발 끝에 닿았나 싶더니 결국 거기까지 닿진 못하고 후루야의 상체가 튕겨 올라왔다긴장을 풀고 장난 식으로 꾹꾹 누르던 사와무라가 후루야의 등에 코를 박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 뭐하는 거야아프잖아!!”

너야말로 스트레칭 잘 할 수 있어?”

당연하지!!!”

그럼 네가 해보든가.”

 

가벼운 도발에도 불 같이 반응한 사와무라가 아픈 코를 문지르는 것도 잊고 스트레칭 자세를 잡았다천천히 숙여지는 사와무라의 등을 이번엔 후루야가 눌렀다옆구리를 잡은 채로.

 

흐아악!!”

뭐하는 거야?”

!! 지금 어디 잡은 거야!!”

여기.”

 

대답과 함께 다시 한 번 굳은 살이 박힌 후루야의 손이 사와무라의 아직 덜 여문 옆구리를 꾸욱 잡았다히아아악!! 이상한 비명소리와 함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사와무라가 급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 거기 잡지마!!

?”

느낌 이상하다고… 간지럽단 말야!! 손 놔!!”

여기가?”

씨 손 놓으라고!!”

 

사와무라가 결국 상체를 일으키고 거칠게 후루야의 손을 내쳤다아직도 영문을 모르는 듯 멍한 시선에 괜시리 얼굴에 더 열이 몰리는 기분이 든 사와무라가 복수를 하겠다며 후루야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1군 그라운드에서 두 1학년의 연습 감시를 나왔던 미유키에게 걸려 오늘의 투구 연습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벌을 받게 되었다더해서 그라운드 10바퀴 런닝 추가.

 

너 때문에 50구밖에 못 던지잖아!”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그러니까 난 그냥 스트레칭을 도와주려고 한 거고… 너는…!!!”

나도 스트레칭 도와주려고 한 것뿐이거든.”

아니야!!”

그럼 뭔데.”

그게그게… 아오!!!”

 

 

조용히 못 하냐!!! 소리와 함께 야구공이 날아와 정확히 사와무라의 머리를 가격했다으으으이렇게 된 이상너보다 빨리 끝내고 얼른 투구 연습할거야속력을 내어 뛰어가는 사와무라의 뒤를 따르며 후루야는 슬쩍 손끝을 비벼보았다근육이 아직 자리잡지 않아 말랑했던 감촉이 다시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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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봉오리

연성/글 2014. 2. 4. 07:19


다이아몬드 에이스를 영업해주신 김긍졍님께 억지로 보내드린(?) 미유사와 첫 쪽글.

다이에이 파주세요.. 흑흑

(2013. 1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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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졸업식 이후로 처음 뵙는 것 같슴다!”

그렇네오랜만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도 3사와무라가 말하는 졸업식은 그 3년 전을 이야기하는 것일 테다시간은 공평하게 흘렀다처음 만났을 때 나보다 머리 하나 만큼 작던 녀석은 이젠 내가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눈을 맞출 수 있었다.

 

선배술 하심까?”

그런 건 원래 내 쪽에서 묻는 질문이라고너는?”

헤헤간단히는 하지 말임다~”

그래그럼 하늘 같은 선배님께 한 번 따라보든가.”

미유키 선배가 하늘 같다니 하늘이 두 쪽 날 일임다.”

잔소리 말고 얼른 따라.”

 

싱글 싱글 웃던 사와무라가 맥주병을 조심스레 들고 내 잔에 따르기 시작한다병을 잡은 손이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한두 번 따라 본 게 아닌지 거품 없이 잔을 채우는 맥주를 바라보며 나는 내가 여기에 오게 된 계기를 생각했다.

 

 

쿠라모치에게서 망년회를 빙자한 동창회 연락을 받은 건 2주 전이었다시즌이 아닐 때는 꺼두는 연락용 휴대폰이 아닌 사적인 휴대폰으로그것도 메일도 아닌 전화로 연락하는 대범함은 역시 쿠라모치다웠다.

 

쿠라모치무슨 일이야.”

-다다음주에 세이도 야구부 망년회 있으니까 나와라이상!

끊지 말고!”

-슬슬 얼굴 비출 때도 되지 않았냐선배들도 그렇고 후배들도 그렇고 나한테 네 소식 물어보는 거 이제 귀찮으니까 그냥 나와라 엉?

협박조의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올해도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대답하려던 내 말은 전하지도 못한 채로.

 

 

당일 두 시간 전까지도 아파서 못 간다고 연락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미 시간이 조금 지났다는 걸 알고 급히 도착한 가게는 이미 후끈하게 달아올라있었다오랜만에 뵙는 선배들께 인사 드리고 안내 받은 자리는 하필이면 사와무라 앞이었다사와무라 또한 볼에 발갛게 열이 오른 것을 보아하니 이미 선배들에게서 몇 잔 얻어 마신 듯 했다.

 

이번엔 선배가 제 잔 채워 주실 차례임다!”

너는 물이나 마셔벌써 꽤 마신 것 같은데?”

사나이 사와무라 에이준이 정도로 죽지 않슴다!”

그러다가 그저께 술자리에서 죽었잖아에이준 군.

 

사와무라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코미나토 – 동생 쪽 – 가 걱정스레 말을 건넸다그건사케여서 그랬고맥주는 괜찮다고하고 외치는 사와무라가 자신 있게 자신의 잔을 나에게 내밀었다고등학교 시절 근거 없이 공을 받아달라고 외치는 모습이 겹쳐 보여서 나는 괜히 맥주 대신 콜라를 따라주었다.

 

감사함다!”

에이준 군…”

하룻치도 한 잔?!”

아냐괜찮아…”

 

말 끝을 흐린 코미나토는 내 쪽으로 부탁한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더니 슬쩍 자리를 떠서 사라졌다잔에 담긴 게 술인지 음료수인지도 구분 못 하는 주정뱅이 후배를 맡기고 떠나는 뒷모습이 내가 오기 전까지 계속 이 녀석을 맡고 있었던 듯 했다사와무라는 흔들리는 잔을 들어 올렸다.

 

자 선배건배임다!”

그래그래.”

세이도를 위하여!”

 

가볍게 들어올린 내 잔과 사와무라의 잔이 맞부딪혀 맑은 소리를 냈다선배 원샷임다원샷시끄럽게 소리치는 녀석의 말을 귓등으로 넘기며 나는 맥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었다씁쓰레하게 넘어가는 것이 거슬렸다.

 

 

 

그 땐진짜 재수 없는 얼굴이라고 생각했슴다능글하게 웃질 않나아즈마 선배랑 시합할 때속이질 않나… 다시 세이도에서 만났을 때도 그랬슴다뛰어 가래서 뛰어갔더니 감독님한테 지각 걸리고!”

네 후배님제가 다잘못했습니다제가 다죄인입니다.”

거기다가그 다음에도…”

 

완전히 취기가 오른 건지 사와무라는 테이블에 몸을 반쯤 기댄 채 웅얼거리듯이 뭐라 뭐라 외치고 있었다.건성으로 대답하며 주위를 슬쩍 살피자 다들 웬만큼 취기가 올랐는지 2! 2!를 연호하고 있었다아즈마 선배와 이시사키 선배 사이에 낀 유우키 선배마저 2차를 외치고 있는 모습에 나는 불현듯 이 가게 안에서 제 정신인 사람이 몇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모임의 총무 격인 쿠라모치가 얼굴이 완전히 풀린 토죠를 짊어지며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미유키, 2차 갈 거냐?”

아니내일 아침에 본가에 들러야 해서사와무라 녀석 들여 보내고 나도 갈게.”

그 녀석크리스 선배 못 오셨다는 얘기에 침울해있더니만 그래도 너 만나서 기분 풀린 모양이다알겠어,선배들한테는 대강 둘러댈 테니까 들어가라.”

 

내가 왜 총무를 맡았는지 몰라하고 한숨을 푹 쉰 쿠라모치는 토죠를 끌면서 선배들을 이끌고 다음 가게로 옮길 정리를 하는 듯 했다나는 사와무라에게로 얼굴을 돌렸다흔들리는 초점과 완전히 달아오른 볼그리고 풀린 발음이 이 녀석 또한 슬슬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크으그 때는 선배라고도 부르기 싫었슴다진짜.”

사와무라.”

근데근데 말임다미유키 선배.”

 

주절대던 사와무라가 테이블에 완전히 늘어지며 내게 시선을 맞춰왔다.

 

처음으로 선배한테 던지고 나서-”

“…..”

선배한테 한 눈에 반했던 것 같슴다.”

 

시선의 끝에 문득 눈물이 어린 것 같았다.

 

던질 때마다그 때마다 더 반했던 것 같슴다.”

“…..”

그 땐 몰랐슴다그냥지금 생각해보니까그런 생각이 들었슴다.”

“…..”

선배를좋아했슴다.”

 

그 말을 끝으로 사와무라는 덜컥 고개를 테이블에 처박았다완전히 잠에 빠진 듯 고롱거리는 숨소리가 뒤를 이었다.

 

나도너를 좋아했었다.

처음 공을 받았을 때재밌는 공을 던지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었다.

다시 세이도에서 만났을 때놀란 듯 둥그래진 눈이 다람쥐 같다고 생각했었다.

처음 마운드에 올랐을 때긴장과 흥분으로 떨리는 손 끝이 안쓰럽다고 생각했었다.

여름 예선 결승전이 끝났을 때충격으로 무너지는 네 몸을 끌어안고 괜찮다고 얼러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만약 너와 내가 마음을 서로 고백했다면 지금 우리는 연애를 하고 있을까나는 술에 취해 늘어지는 사와무라를 들쳐 업고 가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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