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 존잘 ㅎ모님께 주섬주섬 써서 바칩니다... 둘은 뭘 했을까요...

(2014. 01. 04)

 

------------------------------------------------------------------------------------------

 

 

미유키가 씻고 나왔을 때엔사와무라는 몸을 대강 웅크린 채 이불도 덮지 않고 잠들어 있었다다행히 히터를 틀어둔 방 안은 훈훈한 기운이 감돌아 근육통이라면 모를까 내일 아침 감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흠흠흠오늘 집에 오는 길에 거리에서 들었던 노래를 어설프게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미유키는 침대 가에 최대한 소리를 죽여 앉았다동그랗게 웅크린 등을 따뜻한 손으로 살살 쓸어주자 불편하게 굳어 있던 몸이 자세를 바꿔간다.

 

이거 무슨 고양이도 아니고….”

 

말을 알아 들은 것인지 그냥 잠투정인지 우으… 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진짜 자냐?”

 

베개 위에 늘어진 오른쪽 볼 대신 왼쪽 얼굴을 쿡 찌르자 사와무라의 얼굴이 팍 인상을 썼다미유키는 킥킥킥 소리 죽여 웃으며 검지와 중지로 주름을 쭈우욱 폈다평소보다 더 바보같이 풀어진 얼굴에 결국 미유키는 침대 구석에 있던 이불로 입을 막은 채 한참 웃었다.

 

후우우미유키는 진정하기 위해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씻는 김에 만들어 온 물수건을 그릇에서 들어올렸다.일부러 좀 뜨겁게 데워온 것이 그사이 조금 식어 딱 좋은 온도가 되어 있었다물을 한 번 짜내고 무방비하게 누운 몸에 수건을 조심스레 갖다 대자 사와무라가 물기에 놀란 듯 퍼드득 몸을 뒤틀었다.

 

물 싫어하는 거 보면 진짜 고양이라니까.”

 

공 좋아하는 거 보면 개과인데침대맡 선반에 떡하니 놓인 사인볼을 흘낏 보고시선을 다시 사와무라에게로 내렸다악몽을 꾸는지 연신 얼굴이 구겨져 있다.

 

이번엔 안 놀라게 살살할게.”

 

고양이를 달래듯 턱을 살살 간질이자 몸을 다시 웅크린다.

 

어허또 웅크린다.”

 

어느새 근육이 완전히 자리잡은 복부에 수건을 올리니 이번엔 상체를 확 펴는 대신 배를 둥글게 말았다.

 

여긴 닦아야 할 거 아냐!”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몸을 다른 한쪽 팔로 살짝 붙잡고 말라붙기 시작하는 자국을 부드럽게 닦아냈다따스한 물수건의 감촉이 익숙해지자 나쁘지 않은지 웅크렸던 몸이 스르륵 풀어진다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말끔하게 닦아낸 미유키가 몸을 숙였다그리고 그대로 킁킁냄새를 맡는다.

 

땀냄새가 좀 나긴 하는데…”

 

방금 전 씻고 나온 자신과 안 씻고 잠들어버린 사와무라엉망이어서 벗겨내어 던져버린 시트와 손에 쥔 물수건을 한 번씩 바라본 미유키는 흠하고 고민하다가 물수건을 시트 위로 던졌다철퍽소리가 났다.

 

땀냄새야 질릴 만큼 맡아봤고사와무라 너도 귀찮지?”

 

흐음…. 잠꼬대를 대답으로 완벽하게 인식한 미유키가 침대에서 일어나 전등 스위치를 껐다시트를 피해 요리조리 침대로 다가와서는 안경을 벗어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두고 그냥 사와무라의 곁에 눕는다.

 

이렇게 애프터 서비스 해주는 게 쉬운 줄 아냐.”

 

오늘은 이 정도로 봐주라미유키는 한쪽 팔로는 사와무라를 꼬옥 안고다른 쪽 팔로는 침대 구석에 있던 이불을 끌어 올려 두 사람의 몸을 한 번에 덮었다고개를 파묻은 사와무라의 쇄골 근처에서 시큼한 향이 언뜻 코 끝을 스쳤지만 그대로 몇 번 잘근잘근 씹은 채로 미유키는 잠을 청했다.


'연성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사와] 갈증  (1) 2014.02.04
[미사와] 고백은 이렇게  (1) 2014.02.04
[후루사와] 세이도 원생들의 나날  (0) 2014.02.04
[미사와] 선배와 후배  (1) 2014.02.04
[크리사와] 크리스마스  (1) 2014.02.04
AND

메이사와 영업한 모 존잘님이 잘못하셨네 

항의는 존잘님께 하시는 걸로....

(2014. 01. 02)

 

------------------------------------------------------------------------------------------

 

뭐야체인지업 던질 수 있다며.”

던질 수 있거든!!”

 

나루미야는 그대로 열다섯 걸음 뒤로 멀어졌다대강 홈에서 마운드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듯 했다사와무라가 당장이라도 던질 듯이 씩씩댔다투수 주제에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난다니까나루미야는 글러브를 팡팡 쳤다.

 

그럼 한 번 던져 보든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 사와무라의 투지를 완전히 건드린 듯 했다으아아!!! 잡기만 해 봐!!! 사와무라가 외치는 소리가 작은 공원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거 왠지 연인들끼리 해변가에서 나눌 애기 같은데.’

폭투하는 거 아냐?”

 

애써 마음에 없는 말로 도발하며 피식 웃자 사와무라가 고양이 눈을 치뜬다그리고 예고 없이 공이 날아왔다쭉 뻗다가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며 꺾이는 공에 나루미야가 시선을 빼앗긴 사이 공은 나루미야를 스쳐 지나가 옆으로 데구르르 구른다배트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운 공이었다.

 

헤헹못 잡았지?”

 

자신만만한 얼굴이 모자 밑에서 빛난다이것도 카즈야 녀석이 가르친 건가기분 나쁘게 웃는 얼굴이 떠올라 나루미야는 표정을 구겼다.

 

오케이한 번 더!”

카즈야 녀석이 잘 해주나 보네~”

?!”

 

자기 혼자 불타서 한 번 더 던지겠다고 포즈를 취하는 사와무라의 등 뒤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아 괜히 던진 말에 사와무라가 잔뜩 허둥댄다포즈가 무너진 채 뭐선배가나한테를 반복하는 얼굴이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느낌이다나루미야는 묵직한 직구를 던지기로 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었어?”

???”

하긴 사귄다고 치기엔 케어가 부족한 느낌이었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는 나루미야를 바라보는 얼굴이 잠시 물음표를 띄우다가 의미를 알아 듣고 시뻘겋게 변한다스트라이크네나루미야는 사와무라를 살살 꼬여내 공원으로 향할 때의 미유키의 표정을 떠올렸다자식을 물가에 내놓은 것 마냥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에 그냥 확 사와무라의 팔을 끌고 나왔다물론 사와무라도 변화구 얘기를 꺼내자마자 벌떡 일어나긴 했지만.

 

카즈야 그 자식스트라이크는 잘 만들더니 정작 본인이 스트라이크 존에 못 넣잖아?’

 

나루미야는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공을 꺼내어 던졌다반사적으로 날아오는 공에 반응해 손을 뻗는 사와무라에게 가벼운 변화구를 던져 본다.

 

그럼 나는 어때?”

네가 뭐?”

카즈야 말고 나랑 사귀는 거 어떻냐고.”

 

 

뭐어어어!!!! 나루미야는 마운드에서 짓곤 하던 자신만만한 미소를 띠웠다이번에도 스트라이크 존에 제대로 들어간 것 같다


'연성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사와 짧은 글  (2) 2014.02.12
미사와 짧은 글  (0) 2014.02.10
[크리사와<-미유] 넥타이  (1) 2014.02.04
[크리사와<-미유] 넥타이  (0) 2014.02.04
[미사와+코슈+크리스] 투수 하나가 포수 셋이랑 수라장  (1) 2014.02.04
AND

전에 썼던 글에 이어서! 이번에는 에이준 시점입니다.

(2013. 12. 31)

 

------------------------------------------------------------------------------------------

 

나는 그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교내는 다들 조금씩 들떠서 산만했다졸업식 연습 이전에 담당 구역 청소를 끝내야 한다는 말에 반 아이들 전체가 달려 들어 맡은 구역을 쓸고 닦았다나는 야구부라는 명목으로 따로 담당한 구역이 없었기에 카네마루와 함께 교실 밖으로 내쫓겼다청소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시계를 보니 3학년들이 강당에 모여 있을 시간이었다마침 강당 쪽에서 취악대의 공연 소리가 흘러 나온다나는 바지자락에 잔뜩 땀이 찬 손을 닦았다.

 

그렇다나는 마지막으로 그를 한 번 더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쪽지에 적어 두었던 시간에 맞추어 학교 뒤편으로 향했다메마른 가지에 겨우 매달린 꽃봉오리가 바람에 흔들린다이제 새로운 봄이 시작된다그가 없는 팀과 함께잔뜩 긴장한 마음을 끌어안고 바닥만 보고 있었던 순간내 앞에 멈춰서는 기척이 났다나는 고개를 들었다표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을 한 채그가 내 앞에 서 있었다한동안 아무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선배를 좋아해요.”

“…..”

받아주지 않으셔도 됨다.”

 

오랜만에 내는 목소리에 입 안이 거슬거슬하다그의 대답이 없어 재빨리 한 마디를 덧붙였지만 그는 여전히 조용했다조그만 기대와 그보다 큰 불안이 손 끝에서부터 어깨까지 슬금슬금 타고 올라오는 기분에 나는 떨리기 시작한 손을 꽈악 쥐었다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힘을 준 손을 바라보던 그가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의 눈빛 또한 내 손처럼 떨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나는 잠시 숨을 들이켰다.

 

그러면?”

그냥선배의 넥타이를 받고 싶슴다.”

넥타이?”

기념으로 받고 싶슴다여긴 가쿠란이 아니니까 두번째 단추를 받을 수 없잖아요.”

 

그쵸일부러 가볍게농담처럼 던지려던 말 끝이 잔뜩 떨린다나는 고개를 숙였다손 끝에서말 끝에서 시작된 떨림이 온 몸에 퍼지는 감각이 낯설다차마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숙인 시선에 그의 손이 보였다.목 아래를 부드럽게 오가는 손이 단정하게 넥타이를 매주었다.

 

“…… 감사함다.”

나도사와무라 널 좋아했어.”

“……”

앞으로도 응원하마.”

선배도미국에서 잘 할 거라 믿슴다.”

 

그가 나를 지나쳐간다내 곁을 스치는 그 순간고마워하는 그의 말 한 마디에 나는 떨리는 마음을 그대로 붙잡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계속 그 한 마디만이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억지로 발걸음을 옮겨 학교로 향하는 내 팔을 누군가가 붙잡았다.

 

그 넥타이누구 꺼야?”

“…… 미유키 선배.”

누구 꺼냐고.”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선배가 내 셔츠 아래에 매여 있던 넥타이를 풀었다그리고 선배가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더니 내 손에 쥐어주었다나는 이를 악물었다.

 

선배뭐하는 검까!!!”

내 꺼 써.”

?”

내 꺼 쓰라고이거 말고.”

 

선배가 소각장으로 향한다그리고 내가 매고 있던그의 넥타이를 집어 던졌다나는 다시 이를 악물고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참았다.

 

기숙사 가면 네 넥타이 나한테 줘.”

“…… 선배.”

안 그러면 내일 학년 주임한테 걸린단 말야♡

“……”

이따 연습 시간에 보자.”

 

선배가 소각장 옆에 놓여 있던 쓰레기통을 들고 학교 쪽으로 사라졌다나는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다내 마음을그리고 그의 마음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연성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사와 짧은 글  (0) 2014.02.10
[미사와메이] 동족혐오  (1) 2014.02.04
[크리사와<-미유] 넥타이  (0) 2014.02.04
[미사와+코슈+크리스] 투수 하나가 포수 셋이랑 수라장  (1) 2014.02.04
[미사와] 엘리베이터  (1) 2014.02.04
AND